[IFA 2023]한국 기업 바짝 쫓는 中…삼성·LG는 여전히 자신감
TLC·하이센스 등 TV 신제품 공세
삼성·LG 기술력으로 리더십
올해 IFA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업 기술과 거의 동일한 TV 신제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으며 한국을 위협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중국 스마트폰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직접적으로 한국 기업을 언급하며 저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중국 굴기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 자신감을 뽐내며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보다 얇고 가볍다"…공개 저격하기도중국 모바일 업체 아너의 조지 자오 CEO는 IFA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새 모델을 소개하며 "아너 매직 브이(V)2의 두께는 9.9㎜로 삼성 갤럭시(폴드5) 두께 13.4㎜보다 얇고, 무게도 231g으로 갤럭시 253g 가볍다"며 자사 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폴더블폰"이라고 말했다. 매직브이2의 배터리 용량은 5000mAh(밀리암페아시)로 갤럭시제트(Z)폴드5의 4400mAh보다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겉으로 드러난 폴더블폰의 두께, 무게, 베터리 용량에서 삼성전자보다 앞섰다. 관람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아너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제품을 직접 만져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경쟁사 제품을 언급하며 이슈를 만들어 제품을 홍보하는 노이즈 마케팅이 먹혔다는 평가다.
오는 5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3'에는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의 광고·현수막이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 위치한 메인 광고판도 TCL이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이 전체 전시 부스의 6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 아너 CEO와 하이센스 사장은 나란히 기조연설에 나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투명 OLED TV 등을 선보이며 한국 기업에 대한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TCL은 이번 전시에서 미니 LED TV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미니LED는 LCD 백라이트(광원)에 들어가는 LED 크기를 줄여 명암비를 개선했으면서도 OLED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TCL 전시장에서 만난 163형 4K 마이크로LED TV '시네마월'은 올해 IFA에 전시된 TV 제품 중 가장 컸다.
하이센스는 라이프스타일 가전에서 삼성과 LG의 주력 제품 디자인과 흡사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인테리어 TV를 전시했는데, LG전자의 주요 공간 디자인 TV 제품인 'LG 올레드 오브제 컬렉션 포제'와 상당히 유사했다.
중국 콩카는 75형, 65형의 4K 미니LED TV 등 중급형 가격대의 TV와 함께 59형 마이크로LED TV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의 대형 TV 기업 중 하나인 창홍의 공세도 거셌다. 창홍은 OLED TV를 집중적으로 전시하며 해당 시장 1위인 LG전자를 경쟁 상대로 삼았다. 창홍은 77형, 65형 OLED TV를 내놓았으며 55형 투명 OLED TV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투명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다. 창홍은 이 제품을 통해 OLED 디스플레이에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았다고 선언한 것이다.
반면,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 LG전자는 기존 최신 TV를 홍보하는 데 그쳤다. 이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기 때문에 새 제품을 공개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프리미엄 리더십'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겠다고 자신했다. OLED나 마이크로 LED 등 각사의 TV 전략은 달랐지만, 기술력을 무기로 TV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98형 TV 라인업만 세 종류(네오 QLED 8K· QLED 8K·8K)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 OLED 97형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중국이 출하량에서 앞서는 건 중국 내수 시장 때문"이라며 "한 대를 팔더라도 고가의 제품을 파는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IFA행사에서 유독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는 미중관계 악화로 중국 기업들이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 'CES 2024'에 참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평가다. 원래 CES는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보여주는 자리, IFA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자들이 만나 상담하는 자리 성격이 강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로 이런 공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를린=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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