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골프 본다’ 서연정 10년 인내·김비오 역전극

김윤일 2023. 9. 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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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정, 프로 데뷔 10년 및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
베테랑 김비오는 18번홀 극적인 이글 퍼트 후 포효
짜릿한 감동을 안기며 우승을 차지한 김비오(왼쪽)-서연정. ⓒ KPGA / KLPGA

남녀 프로골프에서 팬들의 감동을 자아낸 서사시가 완성됐다.

먼저 여자 골프투어 10년차 서연정(28, 요진건설)은 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3 KLPGA 투어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최종 라운드서 연장 접전 끝에 노승희를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260경기 출전 만이자 프로 통산 10년 만에 이룬 생애 첫 우승이었다.

2014년부터 1부 투어에 뛰어든 서연정은 이번 대회 전까지 259개 대회에 참가해 2위만 5차례, TOP10 진입 28회를 기록하며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260번째 출전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서연정은 종전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인 안송이(2019년 237번째 대회)를 제치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인내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과정도 극적이었다.

전날 2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유지했던 서연정은 마지막 라운드 초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특히 6번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들어 3개의 버디를 낚은 서연정은 노승희와 타수를 맞추는데 성공했고 곧바로 이어진 연장 승부서 우승 퍼트를 하는데 성공했다.

서연정은 우승 확정 후 인터뷰서 의외로 담담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같은 스폰서인 노승희와 우승 경쟁을 해 감정이 미묘했다. 울음보다는 우승하지 못하는 선수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눈물이 들어갔던 것 같다”라고 대인배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서연정은 “우승자 인터뷰를 가장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우승자 부모가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며 “부모님이 운영 중이던 식당까지 문 닫고 오셨다. 마지막 홀에서 부모님이 오신 걸 봤는데, 우승의 기쁨을 같이 나눠서 정말 좋다”라고 방긋 웃었다.

서연정 첫 우승. ⓒ KLPGA

같은 날 열린 남자 골프에서도 역전극 같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나왔다. 주인공은 김비오였다.

김비오는 3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더 헤븐CC에서 열린 2023 KPGA 투어 ‘LX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서 서연정과 마찬가지로 연장 승부 끝에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줄곧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던 김비오는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를 바라보고 있었던 상황.

그러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인생사처럼 골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비오 또한 서연정과 마찬가지로 최종라운드 초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초조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그 사이 3라운드까지 김비오에 5타 뒤져 공동 12위였던 황중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이날 황중곤은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낚는 절정의 샷감을 선보이며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김비오 입장에서는 그대로 역전 우승을 내줘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후반 들어 컨디션이 올라오며 버디 3개를 따내는데 성공한 김비오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캐디로부터 2타 차 뒤져있다는 말을 들은 그는 이글 외에 답이 없었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잡고 첫 번째 샷을 300야드(약 274m)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 투온 시도 전략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고 극적인 이글 퍼트를 성공 시킨 뒤 크게 포효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김비오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승 확정 후 인터뷰서 “남은 기간 코리안 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정 대회를 우승하겠다는 생각보다 남은 시즌 모든 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라며 “DP월드투어와 업무 협약 체결 이후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자가 콘페리투어 Q스쿨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좋은 기회를 잘 살려 PGA투어 콘페리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18번홀 이글 퍼트 후 포효하는 김비오.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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