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1st] '강인아 우리 어쩌지' 에이스 떠난 마요르카, 4경기 무승으로 강등권 스타트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마요르카).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이강인이 이탈한 뒤, 마요르카는 불길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2023-2024 스페인 라리가 4라운드를 치른 마요르카는 애슬레틱빌바오와 0-0무승부를 거뒀다.

이 경기만 놓고 보면 좋은 성적이었다. 빌바오는 마요르카보다 한 수 위 상대다. 마요르카는 슛 횟수에서 8회 대 11회로 크게 밀리지 않은 채 버텼다. 점유율은 33.3%에 불과했지만 상대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심각한 빈공을 끊어내지 못했다. 마요르카는 현재까지 2무 2패로 무승이다. 승점 2점으로 17위에 그쳤다. 라리가는 18위부터 20위까지 강등권인데, 마요르카가 17위긴 하지만 18위 라스팔마스와 승점이 같다. 강등 위기로 시작하는 시즌이다.

상대팀 면면을 보면 문제가 더 크다. 라스팔마스와 개막전에서 비긴 뒤 비야레알, 그라나다에 연패를 당했다. 라스팔마스는 18위, 그러나다는 16위다. 같은 강등후보끼리 벌인 맞대결에서도 1무 1패에 그친 것이다. 게다가 전력이 한 수 위인 줄 알았던 비야레알조차 마요르카전 승리 외에는 3전 전패를 당해 하위권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마요르카는 4경기에서 3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그리 많지 않아 지난 시즌부터 보여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수비축구가 여전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공격이 문제다. 마요르카는 득점이 라리가 18위, 경기당 슛은 17위, 유효슛 19위, 점유율은 19위, 패스 성공률 18위 등 전형적으로 점유율을 포기하고 공격도 안 되는 팀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당 공중볼 획득은 3위인 17.8회다. 스트라이커 베다드 무리치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헤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가 경기당 4.3회로 전체 선수 중 5위다. 하지만 골은 없다.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이강인이 빠지면서 전력 공백은 예상할 수 있었다. 이강인은 6골 6도움으로 활약했으며 특히 무리치의 머리에 공을 잘 배달하는 능력이 비상했다. 돌파 성공 횟수와 성공률을 아울러 감안할 때 라리가를 넘어 5대 리그에서 가장 볼 키핑을 잘 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알아서 팀 공격을 전개시켜주는 선수가 현재 마요르카에는 없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을 내보내는 동시에 대체자를 데려오기 위해 영입 희망 구단들과 다양한 협상을 전개했다. 영입을 희망한 아틀레티코마드라드, 결국 영입해 간 파리생제르맹(PSG)의 선수를 대신 임대해 오는 방안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적협상 자체가 결렬되거나, 상대 선수가 마요르카행을 거절하는 등 다양한 난관을 겪었다. 이강인의 대체자로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선수는 라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수준급 중앙 미드필더 세르지 다르데르였다. 전 소속팀 에스파뇰이 강등되면서 마요르카가 겨우 영입했다. 현재 기량은 이강인 이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초반 경기력은 득점 기회 창출 능력에 있어서 더 떨어진다.

이강인을 팔아 번 이적료로 산 선수는 대부분 미드필더다. 아직까지는 이 선수들이 이강인의 자리를 온전히 메우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 외에도 이니고 루이스 데갈라레타, 앙헬 로드리게스, 이드리수 바바 등 미드필더와 2선 자원들이 주로 이탈했다. 이들 중 이적료를 쏠쏠하게 남긴 건 이강인 뿐이었기 때문에 그 수익으로 여러 명의 자리를 보강해야만 했다.

이강인.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아

공격은 아직까지 답이 보이지 않지만 희망은 수비에 있다. 여름에 영입한 센터백 지베 판데르헤이덴이 빌바오전에서 데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판데르헤이덴은 벨기에 돌풍의 팀 위니옹생질루아에서 최근 활약하며 승격부터 1부 상위권 등극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수비수다. 활약을 인정 받아 지난해 벨기에 대표로 데뷔했다. 마요르카가 이강인의 대체 선수 영입은 어려웠지만, 센터백 마티아 나스타시치의 대체자 영입은 성공한 듯 보인다. 다음 경기부터 수비가 개선된다면 공격이 잘 안되더라도 1-0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