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 생성형 AI 심는 삼성 가전 “내년 빅스비 더 똑똑해진다”

AI 기술과 스마트싱스 결합해 개인별 최적의 솔루션 제공
스마트싱스 연동 가전·TV, 9300만대 눈 앞
생성형 AI 접목해 음성제어 기술 한차원 업그레이드 예정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 유미영 부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고도화된 가전을 선보인다. 생성형 AI를 가전에 접목, 음성을 활용한 가전 제어 경험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이 기능이 가능하도록 삼성전자는 가전에 특화된 초전력 AI 칩셋을 개발중이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IFA 2023'에서 2일(현지시간)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생성형 AI를 통한 가전 고도화 전략을 공개했다.

생성형 AI를 접목해 음성제어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게 되면 기존에는 한 가지 명령만 수행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 이상의 명령을 한 문장으로 말해도 자연스러운 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과 5개 냉장고에 넣어줘'와 같은 정해진 단순한 문장에서 '사과 5개, 배 3개 샀는데 냉장고에 넣어줘'와 같은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전이 인식·처리하는 데이터 수가 방대해지면 에너지 소모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AI 관련 데이터 처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전용 모델을 적용해 24시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소비 에너지는 저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모델이 초전력 AI 칩셋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하루 종일 작동하는 냉장고의 경우 24시간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AI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맞춤형 칩셋이 필요하다. 24시간 돌아가면서도 초전력인 0.1W 이하로 소모도는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칩셋을 개발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칩셋에는 NPU(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가 탑재된다.

이 생성형 AI 기술은 내년 빅스비를 고도화하는 것부터 적용된다. 유 부사장은 "지능화된 가전 제품 AI 고도화로 소비자들에게 가치있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라지 랭귀지 모델을 쓰는 것"이라며 "(가전) 비용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삼성전자의 초전력 AI 칩은 경쟁사의 가전용 AI칩 'DQ-C' 보다 개선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도 밝혔다.

유 부사장은 "경쟁사의 DQ-C 칩은 세탁기와 건조기 등 일부에만 적용된다. 우리가 만드는 칩은 보다 성능을 갖추고 음성을 인식해 처리할 수 있는 형태의 칩"이라며 "내년부터 기본적인 시계열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음성 인식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와 달리 특정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가전을 연결하기 위한 스마트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초전력 AI칩을 모든 제품에 탑재하기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비스포크 AI 가전을 설명중인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 부사장ⓒ삼성전자

삼성의 AI 가전 역사…스마트싱스 인수부터 AI 로봇 청소기까지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의 홈IoT 냉장고인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선보인 데 이어 '무풍에어컨'(2018년),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2020년), '비스포크 제트 봇 AI'와 '비스포크 큐커'(2021년)를 출시하며 AI 가전을 선도해왔다.

올해는 스틱 청소기, 식기세척기, 오븐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AI 가전을 총 15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15종은 냉장고·식기세척기·정수기·오븐·큐커·인덕션·전자레인지·세탁기·건조기·에어드레서·시스템에어컨·에어컨·공기청정기·로봇청소기·스틱청소기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통합 가전 관리 솔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AI 기능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 가전뿐만 아니라 조명이나 블라인드 등 300개 이상의 파트너사 기기를 연동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TV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연동된 가전제품 수가 약 9300만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가전 간 연결성을 넘어 가전이 알아서 최적의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진정한 AI 가전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비스포크 오븐'과 '비스포크 제트 AI'가 대표적인 사례로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아도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 출시한 비스포크 오븐은 내부에 탑재된 카메라가 조리하는 식품 이미지를 촬영하면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수집된 데이터의 식품 여부나 조리 상태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어떤 종류·분량의 식품인지를 파악해 알아서 조리 모드를 설정하고, 적절히 익었는지 여부 뿐 아니라 음식이 타기 전에 미리 판단해 알려준다.

식품 재료 인식과 탄(burn) 여부를 감지하는 AI 기술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UL로부터 알고리즘의 재현성에 대한 검증을 받으며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올해 출시한 비스포크 제트 AI도 스틱 청소기로는 세계 최초로 UL에서 AI 알고리즘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

이 제품은 브러시의 부하와 흡입 유로 압력을 감지하면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카펫·매트·마루와 같은 청소 환경을 인식하고 최적의 흡입력으로 맞춰준다. 또한 브러시가 바닥에서 들리는 상황 등 다양한 사용 환경을 판단해 배터리 사용 시간도 효율화해준다.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비스포크 AI 가전을 설명중인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 부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 AI 가전은 이 같은 솔루션의 차별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국내외 주요 평가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인증을 획득했다.

오븐과 스틱 청소기가 UL로부터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검증 받았을 뿐 아니라 로봇청소기, 세탁기·건조기, 인덕션 등 12개 제품이 한국표준협회가 국제표준에 근거해 AI 제품 품질을 증명하는 'AI+ 인증'을 받았다.

또 한국표준협회의 AI 신뢰성 인증과 AI 경영시스템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며 AI 기술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조직에 대한 신뢰성과 윤리성까지 입증했다.

운영체제 타이젠 기반 AI 고도화 지속…프리미엄부터 엔트리 라인업까지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해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기반으로 AI 기능을 고도화한다. 올해부터는 음성인식, 영상처리 등에 최적화된 타이젠 뿐만 아니라 경량화된 '타이젠RT'에도 온디바이스 AI를 기본 탑재해 프리미엄 가전부터 엔트리 라인업까지 모두 AI 기능을 적용 가능하다.

타이젠이 적용된 AI 가전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기능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고, 삼성 스마트 TV 등 타이젠 기반의 다른 기기와도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AI 가전은 긴밀하게 연결된 가전들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패턴을 학습해, 소비자들에게 맞춤 옵션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최적화 과정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개인별 궁극의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