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과잉 생산…태양광처럼 덤핑으로 시장 장악 우려”

전웅빈 2023. 9. 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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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배터리 공장 생산 능력이 올해 자국 수요의 두 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산업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중국 배터리 업체가 저가 물량을 쏟아내고, 글로벌 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저가의 태양광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 외국 기업을 압박했던 것처럼,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해외 덤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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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배터리 공장 생산 능력이 올해 자국 수요의 두 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산업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중국 배터리 업체가 저가 물량을 쏟아내고, 글로벌 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인 CRU그룹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배터리 공장 생산 능력은 올해 15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기차 220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용량으로, 중국의 올해 배터리 수요 예측치(636GWh)의 236%에 달한다.

FT는 “중국은 전기차와 대규모 에너지 저장에 대한 국내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중국 제조업체의 국제적 확장을 지원하는 막대한 국가 보조금과 무제한 은행 대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수요 급증을 예상한 중국의 지방도시도 배터리 생산 중심지가 되려고 경쟁을 가열하면서 과잉생산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CRU그룹의 배터리 재료 분야 책임자인 샘 애드햄은 “많은 제조업체가 과잉 생산하고 있고, 재고를 쌓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 배터리 생산량은 약 550GWh로 최종 제품에 들어가 수출된 450GWh를 앞질렀다”고 말했다.

이미 발표된 중국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에 따르면 과잉 생산량은 2027년 중국 필요 용량의 4배 가까이 급증하고, 2030년이면 중국의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용량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관련 업계는 현재 양상이 철강이나 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패턴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저가의 태양광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 외국 기업을 압박했던 것처럼,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해외 덤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서방 자동차 업계 고위 임원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확장 계획은 완전히 비현실적이고, (해외) 다른 시장에 덤핑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의 패트릭 안드레아슨 부사장은 “유럽의 대용량 에너지 저장 부분은 중국 수출(공세)에 특히 취약하다”며 “중국의 저예산 배터리를 대량 수입하면 유럽의 지속가능성 야망이 저하하고,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서방의 공급망 다각화 전략에 따라 해외 현지 합작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37%를 차지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지난 2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계 엔비전 AESC도 타타 그룹의 영국 배터리 공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중국의 배터리 과잉 생산이 서방과의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미 상무부는 불법 보조금을 문제 삼아 10년 넘게 중국산 태양광 관련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물려왔다.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완제품을 우회 제조하는 방식으로 생산지 세탁에도 나서고 있다.

FT는 “과잉 생산 문제가 악화함에 따라 태양광 산업에서처럼 수출로 전환하는 중국 배터리 기업이 늘어나고, 이는 중국과 서방 간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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