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배 우승' 국가대표 자존심 지킨 이우석 "보완점 발견했다…항저우선 성숙하게 금메달 도전" [현장인터뷰]

김정현 기자 2023. 9.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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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국내 최고 권위 양궁대회에서 국가대표 리커브 대표 선수 중 유일하게 입상한 이우석(코오롱)이 다가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다짐했다. 

이우석은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3' 리커브 남자 결승에서 슛오프 승부 끝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우석은 준결승에서 최현택(서원대)을 세트 스코어 6-0(28-26, 30-28, 29-28)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에선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쳤다. 구대한(청주시청)과 만난 이우석은 5-5(28-30, 29-28, 30-30, 27-28, 29-28) 동점을 기록한 뒤 연장전 성격의 슛오프에서 중앙에 더 가깝게 10점을 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우석은 오는 9월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선수층이 두꺼워 국가대표로 종종 조기 탈락하는 한국 양궁의 경쟁력을 반영하듯 이번 대회서 아시안게임 대표 중 유일하게 준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일궈냈다. 이우석 외에 남자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오진혁(현대제철) 여자부 임시현(한국체대) 안산(광주여대) 강채영(현대모비스) 최미선(광주은행)은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3일 결선 토너먼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우석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출전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군인 신분이었는데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더니 우승이 유력했던 단체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이 대만에 패하는 바람에 또 은메달을 손에 쥐었다. 금메달이 없다보니 조기 전역도 무산됐다.

이후 이우석은 슬럼프를 딛고 성장했다. 2019 세계선수권 혼성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9 아시아선수권에선 개인전 금메달, 그리고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으나 지난 8월 열린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에 기여하며 경기력을 유지했다. 



5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하는 이우석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일단 전쟁기념관이란 멋진 장소에서 시합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 이런 경기장에서 시합할 수 있게 해주신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시합 오기 전에 너무 긴장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도 1등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 기운을 얻어서 아시안게임 가서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 중 유일하게 입상을 해 더욱 눈에 띄었다. 이우석도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만큼 한국 선수들 수준이 높다는 것"이라며 "다음 올림픽도 있고 아시안게임도 있는데 선수들이 준비 많이 해오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금메달 딸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어떤 점이 잘 됐는지에 대한 질문엔 "물론 결과는 1등이었지만, 스스로 대회를 치르면서 오히려 안 좋은 부분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는 좋았지만, 안 좋은 부분들을 좀 더 보완해서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좋아질 수 있게, 편안하게 경기를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보완점에 대해선 "마지막 순간 결정력이나 과하게 10점을 쏘려고 생각한다. 그런 순간 마음을 비우고 쏴야 하는데 마인드 콘트롤을 많이 하면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우석의 우승을 결정지은 건 몇 cm 차이로 결정된 슛오프였다. 이우석은 슛오프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슛오프 사선에 들어갔을 때 '져도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쏘는 스타일이다. 마지막 한 발을 쏠 때도 '져도 2등이니까 잘했어' 이런 생각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아시안게임을 돌아보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대한 각오도 전했다. 이우석은 "솔직히 욕심이 과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금메달을 따고 싶은 나머지 실수도 잦았고 어리숙하게 행동했다"라며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나가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따오고 싶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여태까지 해왔던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박지영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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