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닥친 노란봉투법 공포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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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시내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의 공동 주최자로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과 함께 90여개 시민단체가 이름을 올렸는데, 그 중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포함됐다.
이번 오염수 반대 집회 뿐 아니라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촛불집회때도 민주노총은 시위의 중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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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집회 이어 오염수 방류집회 주도 세력 중 한 자리 차지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산업현장' 볼모로 정치적 영향력 증대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의 공동 주최자로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과 함께 90여개 시민단체가 이름을 올렸는데, 그 중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포함됐다.
전국 단위의 조직력을 자랑하는 민주노총은 산하 산별노조와 사업장 노조 전임자들로만 모아도 상당한 규모다. 집회 참가자 수의 상당부분을 민주노총이 담당했다.
이웃나라 국민으로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본인이 찜찜하다는데 어쩌겠는가.
정당이나 시민단체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것도 지지세력이나 소속 회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다르다.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한다.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합당한 대우를 보장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막대한 규모의 조합비를 거둬들이고 법적으로 여러 권한을 부여받는 것도 그런 역할을 잘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 민주노총이 자금력과 조직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엉뚱한 데 쏟고 있다. 이번 오염수 반대 집회 뿐 아니라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촛불집회때도 민주노총은 시위의 중심에 서 있었다.
민주노총의 자금력과 조직력은 진보 진영의 ‘실력 행사’를 가능케 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역할이 굳어진 듯하다.
민주노총 단독으로 정치 행위에 나서는 일도 빈번하다. 지난 7월 2주간 벌인 총파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노총은 총파업 기치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었다. 대놓고 ‘정치파업’이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민주노총이 정치 행위에 전력을 쏟아 붓지 못하도록 하는 제동장치가 있다. 노동쟁의 개념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으로 제한하는 노동법이다. 이 법에 따라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적어도 정치적 이유로 파업을 하진 못한다.
하지만 이 제동장치를 없애려는 시도가 이달 정기국회에서 이뤄진다. 지난달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그리고 10여년 전 광우병 집회에 민주노총과 함께했던 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 정당들에 의해서다.
이들은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의결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노란봉투법에는 노동쟁의 개념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미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확정된 내용에 대해서도 해석과 실현에 관해 분쟁이 생길 경우 쟁의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가 파업을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근로조건의 해석을 놓고 시비를 걸어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권 퇴진이건, 오염수 방류 반대건, 주한미군 철수건 근로조건과 무관한 사안이더라도 민주노총이 총파업의 깃발만 내걸면 각 사업장 노조가 손쉽게 쟁의권을 확보해 산업현장을 마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가 경제를 마비시키고, 인원 동원력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진보진영의 시위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노란봉투법이라는 감성적 포장 안에 숨어 있는 셈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놓고 표결이 이뤄지면 소수 여당으로서는 저지할 방법이 없다. 정치적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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