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中에 대응할 채찍 가지고 있어…언제든 사용 가능"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에 대한) 채찍을 가지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미·중이 안정적이고 유의미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적 관심사"라며 "방중 기간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과 두루 만났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그들은 우리가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무부의 경우 수출 통제 및 투자 규제, 관세 등이 그것들"이라며 "우리는 채찍을 가지고 있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신을 포함한 미 정부 고위 인사들과 기관들의 이메일 계정이 중국 해커들에게 공격받은 데 대해선 "중국 카운터파트와 대화 내내 나는 매우 분명하고 직접적이며 단호하게 말했다"며 "해킹 문제와 관련해 누구도 나만큼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바보가 아니며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눈 감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며 "중국 측은 자신들은 몰랐으며, 고의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제를 테이블에 꺼내 놓고 이같은 행동을 할 경우 신뢰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게 한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오판과 오해로 이어지며 이는 국민과 국가 안보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종료하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의 일부 예외 유예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검토 중"이라고 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presumption of denial)'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중국 내 생산시설을 외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에 대해서는 개별적 심사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미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해 1년 동안 건별 허가를 받지 않도록 했다.
삼성과 SK 하이닉스에 적용한 유예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협의해왔으며, 양국에선 당분간 이같은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과 전방위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료로서는 네 번째 방중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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