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대표, 취임 후 첫 인사…경영기획 등 주요 3개 부문장 교체
지난달 KT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영섭 대표(CEO·사진)가 취임 3일째를 맞아 임원 물갈이에 나서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구현모 전 대표 등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는 사내 고위급 임원이 대상이다. KT의 발목을 붙잡던 ‘이권 카르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인적 쇄신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1일 일부 부문장급 이상에 대한 교체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전 대표 사임 이후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던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 대상이다. 정식 임원 인사 전까지 이들을 대신해 김영진 재무실장(전무),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전무), 이선주 경영지원부문 D-TF장(전무)이 각각 직무 대행을 맡는다. KT 관계자는 “직무대행으로 현재 직책과 각 부문장 업무를 겸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긴 경영 공백에 마침표를 찍은 KT가 정부·여권으로부터 이권 카르텔로 지목됐던 인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이날 보직 해제된 3인은 구 전 대표와 함께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거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연루됐다. 앞서 박 사장과 강 사장은 구 전 대표와 함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신 부사장은 KT 자회사인 KT텔레캅이 특정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지시한 핵심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KT텔레캅이 시설관리업체 4곳에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신 부사장이 개입해 KDFS와 KS메이트 2곳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 등 KT 전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8일에는 KT 본사와 KT클라우드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김 대표는 이들 3명 외에 일감 몰아주기 등에 연루된 다른 임원에 대해서도 후속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규모의 조직 개편에 대한 예측도 나온다. 다만 정식 인사가 나는 연말 전까지는 꼭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단발성 쇄신 조치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취임식 후 진행된 임직원과의 대화에서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감 몰아주기, 쪼개기 후원 등에 연루된 고위 경영진에 대한 빠른 인사 조처를 환영한다”며 “이들 카르텔이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다음 달 7~8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을 통해 공식 석상에 첫 데뷔 한다. 모바일 360은 GSMA가 2013년 시작한 연례행사로 정보통신기술(ICT) 주요 관계자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모바일 산업 콘퍼런스다. KT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 콘퍼런스에서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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