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최정, 사상 최초 결승행
2023. 9. 4. 00:02
〈준결승 2국〉 ○ 변상일 9단 ● 최정 9단
장면⑩=바둑은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나 힘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 백약이 무효다.
백1 나가고 흑2 잡자 백3으로 막아간다. 백에게 남은 최후의 수단이다. 백9는 형태의 급소. A로 끊기 전에 응수를 묻는다. 힘이 없으면 이런 데서 무너진다. 대마를 잡아 승리를 눈앞에 두고서 무너진다. 모든 겨루기의 기본은 힘이다.
◆참고도=백에겐 1로 즉각 끊는 좀 더 노골적이고 강력한 수단이 있었다. 흑에겐 2, 4, 6의 응수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흑6에서 백이 A로 끊으면 어찌 되나. 물론 백이 안 되지만 이겨내려면 힘이 필요하다.
◆실전진행=최정 9단은 흑1로 잇고 백2엔 3으로 잇는다. 외길수순이다. 백4 때 5로 두는 수, 이 수가 중요하다. 이것으로 끝이라는 수읽기가 중요하다. 변상일 9단도 백이 안 된다는 것을 한참 전부터 안다. 그럼에도 계속 두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분노, 후회 때문이다. 마(魔)가 낀 하루였다. 타협을 거부하다가 미궁에 빠져 악전고투한 하루였다. 이 판은 169수에서 백이 항복했다. 최정은 세계대회 결승에 올랐다. 여자기사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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