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아들, 김앤장 인턴 특혜 논란…도마 위에 오른 법조계 ‘아빠 찬스’
이균용(사진) 대법원장 후보자의 아들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인턴 경력을 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조계 내 뿌리 깊은 ‘아빠 찬스’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20살의 이씨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과 학부생이었고, 이 후보자는 광주고법 부장판사였다.
이 후보자 측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앤장 측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씨는 논란이 되자 온라인에서 자신의 경력사항을 삭제했다.
인맥 중심의 폐쇄성이 여전히 작동하는 법조계에선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지렛대 삼는 자녀들의 경력 쌓기가 흔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딸은 미국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일하던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스펙 쌓기’라는 비판이 일자 이 장관은 “인턴이 아니라 고교 방학숙제 개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고위 공직자나 대기업 사장급의 자녀들이 로스쿨에 다닐 경우, 국내 유수 로펌들이 이들을 ‘입도선매’하는 경우도 많다. 로스쿨 제도 초기, 경찰 고위 간부 출신 B씨의 딸과 국립대 총장을 지낸 C교수의 딸이 로스쿨 재학 때 김앤장 입사가 사전 확정됐다가 변호사 시험에 탈락해 입사가 무산된 일은 유명한 일화다.
전관 출신의 부모가 설립하거나 합류한 로펌에 자녀가 따라 들어가는 건 더 흔한 ‘아빠 찬스’다. 헌법재판관 출신 강일원 변호사와 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임성근 변호사가 일하던 로펌들에는 각각 이들의 아들이 채용됐다.
익명을 원한 모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관대작 자녀들이 알음알음 대형 로펌에 채용됐거나 인턴으로 들어갔다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실력으로 뽑았다’고 하면 그만이라 문제 의식도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의 중견 변호사는 “고위 공직자 자제는 문제 해결력 제고, 대기업 사장급 자제는 영업력 거래처 관리 등을 이유로 인턴·변호사 채용 때 특별히 고려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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