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된 축제…美사막 한복판 7만명 고립·1명 사망, 무슨일
미국 네바다주(州)의 사막 한복판에서 진행된 버닝맨 축제에 현장에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면서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다. 축제 참가자 중 7만 여명이 고립됐고, 이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네바다주 퍼싱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사망자의 가족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망자의 신원이나 사망 원인 등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버닝맨 축제는 1986년부터 매년 네바다주 사막에 '블랙록시티'라는 임시 도시를 세우고 음악·미술 등을 주제로 진행되는 9일 간의 예술 행사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억만장자는 물론, 수많은 유명인사와 인플루언서가 모여든다. 올해는 지난달 27일 개막해 이달 4일 끝나는 일정이다.
블랙록시티가 들어서는 장소는 통상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사막지대다. 하지만 지난 1일 갑작스러운 폭풍우와 폭우로 행사장 전체가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날 오후 미국 내무부 산하 토지관리국(BLM) 등은 4일까지 버닝맨 행사장 출입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네바다주 교통부도 홍수로 인근 도로를 폐쇄했다. 버닝맨 주최측은 "블랙록시티를 드나드는 게이트와 공항을 폐쇄한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완전히 뻘밭으로 변한 행사장 바닥을 비닐봉지를 신은 채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게재됐다. 참가자들은 텐트 위에 방수포 그늘막을 설치했지만 물이 차서 텐트가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고 CNN 등에 전했다. 비가 그친 뒤에 일부 사람들은 차를 몰고 행사장을 떠나려 했지만 두꺼운 점토같은 진흙에 갇혀버렸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이곳에 고립된 인원은 7만 여명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특히 버닝맨 축제는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주최 측이 음식과 식수, 숙소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폭우 피해가 발생하자 주최 측은 "음식과 물, 연료를 저장하고 안전한 곳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참가자들인 현재 행사장의 화장실조차 사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걸어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행사장에서 탈출한 한 무리는 3㎞를 이동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는 “진흙 위를 걷는 것은 정말 지옥이었다”라며 “한걸음 한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멘트 블록을 발에 묶고 걷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1~2일 블랙록시티의 누적 강수량은 0.8인치(20.32㎜)로 관측됐다. 이 지역의 연 강수량은 6.75인치(171.45㎜)에 불과해, 해당 강수량은 최대 3개월치와 맞먹는다. 실제로 블랙록시티 북동부에는 홍수 주의보가 발효됐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사막에서는 아주 적은 양의 비로도 홍수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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