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로역서 중국인 등친 중국인…1억원 가로챘다 구속

30대 중국인 정모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주변에서 같은 국적의 환전소 주인으로부터 거액이 든 쇼핑백을 가로챈 뒤 달아나고 있다. 구로경찰서 제공

서울 구로구에서 중국인 환전소 주인을 꾀어내 거액의 현금을 가로챈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 중국인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3일 거액의 현금이 든 쇼핑백을 들고 도주한 혐의(절도)로 30대 중국인 정모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조중래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0분쯤 구로구 구로동 지하철 남구로역 2번 출구 앞에 세운 차량 안에서 환전소 주인인 40대 중국인 여성 A씨의 현금이 든 쇼핑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애초 정씨는 중국 돈을 원화로 바꾸겠다며 A씨를 점포 밖으로 불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만나서 환전 거래를 하기로 하고 A씨가 타고 온 차량 뒷좌석에서 신분증을 교환하며 신원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A씨가 종이 쇼핑백에 담아온 현금을 보여주자 정씨는 쇼핑백을 들고 냅다 도망친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중국인 정모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주변에서 같은 국적의 환전소 주인으로부터 거액이 든 쇼핑백을 가로챈 뒤 달아나고 있다. 구로경찰서 제공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정씨의 동선을 추적하다가 범행 4시간여만인 오후 9시45분쯤 광진구 자양동 길거리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A씨를 체포했다.

쇼핑백에 들어 있던 현금의 액수에 대해서는 양쪽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A씨는 1억25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신고했으나 정씨는 검거 현장에서 회수된 6000여만원이 전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또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약 50만 위안(약 9088만원)을 송금하게 했으니 절도가 아니고 정당한 환전”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같은 진술에 부합하는 이체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

경찰 관계자는 “사라진 피해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공범 여부를 포함한 보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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