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옥수수수염 괜히 버렸네

윤소정 2023. 9. 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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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으로 사용하는 옥수수의 꽃술대 옥미수는 이뇨, 지혈 작용

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윤소정 기자]

옥수수는 밀, 벼와 함께 세계 3대 식량 작물이다. 국내에서는 찰옥수수, 단옥수수, 초당옥수수 등의 품종이 있는데 찰옥수수는 대부분 쪄 먹고, 단옥수수는 삶아 먹거나 생으로 먹고 통조림 등 가공식품으로도 활용한다. 팝콘, 뻥튀기 등 튀겨 먹기도 한다. 

옥수수의 배아에는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 특히 토코페롤(비타민E)이 풍부하여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배아에서 추출한 기름(옥수수유)는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튀김, 부침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한다. 마가린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옥수수는 식이 섬유소가 많아 변비에 도움이 되며, 영양이 집중되어 있는 배아 부분을 먹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푸드 다이어트로는 권장하지 않는다. 옥수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로 먹지 못할 때에는 한번 찐 다음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 기명절지도 고희동ㆍ이도영, 일제강점기, 비단에 채색, 21.2cx48.2cm
ⓒ 국립중앙박물관
 
<고희동·이도영 필 기명절지도>이다. 옥수수 외에도 수박, 산딸기, 복숭아, 고추, 무 등 다양한 먹거리가 그려져 있다. 

고희동(1886~1965)과 이도영(1884~1933)이 합작한 그림으로, 고희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이다. 오른쪽은 이도영이, 왼쪽은 고희동이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화법을 계승한 이도영은 담채로 그린 반면 고희동은 색채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그들의 스승인 안중식이 발문을 남겼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술이 오고 생선도 익었으며 순무도 맛이 딱 들었다. 정결한 다섯 가지 과일을 꼭꼭 씹어 먹으면 백발이 머리로 올라오지 않을 것이다."
 
▲ 기명절지도 가리개 강필주, 1917년, 비단에 채색, 병풍 각 폭 213x60cm, 화면 각 폭 158x52.2cm
ⓒ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
 
근대기의 화가 강필주(1852~1932)가 그린 기명절지도이다. 2폭 가리개 중 일부로, 노란 옥수수알을 덮고 있는 껍질과 수염까지 함께 그리고 있다.
옥수수는 벼과에 속하며, 1년생 초본이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북부나 멕시코인 것으로 추정된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전 유럽에 전파되었으며, 그 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
 
▲ 옥수수 (몰도바 우표) 2019년, 113x87mm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옥수수를 주제로 만든 몰도바 공화국의 우표이다. 몰도바 공화국은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자리한 동유럽의 국가로,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200m가 넘는 구릉지대이지만 윤택한 흑토지대로 토지가 비옥하고 높은 농업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몰도바 사람들은 기원전부터 포도를 경작해왔으며 특히 포도주가 유명하다.

또한 옥수수를 이용한 특색 있고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마말리가인데, 몰도바와 루마니아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다. 마말리가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빵으로, 더 묽게 만들어서 죽처럼 먹기도 한다. 이것은 옥수수 가루를 넣고 끓인 이탈리아 음식 폴렌타와 비슷하다. 

약재로서의 옥수수

한의학에서는 옥수수의 화주(꽃술대)를 약으로 사용하는데, 옥미수라 부른다. 이때 옥미(玉米)는 옥수수를 뜻하고, 수(鬚)는 수염을 뜻한다. 보통 옥수수수염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가는 실 모양으로 서로 엉켜 엉성한 덩어리를 이루며, 길이는 20~30cm 정도이다. 맛은 단 편으로, 특유의 냄새가 난다. 6~9월에 채취한다.

옥미수는 율무나 팥처럼 이뇨의 효능이 있다. 우리 몸에 정체되어 있는 습(濕)과 물을 내보내 부기를 빼며 소변량이 증가하게 된다. 신장염으로 부종이 있을 때, 간경화성 복수 등의 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

16세기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이 펴낸 약학서 <본초강목>에서는 '결석이 있어서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방울방울 떨어지면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 약재를 물에 끓여 자주 마신다'라고 옥미수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옥미수는 간 보호 및 담즙분비 촉진작용이 있어 황달형 간염, 담낭염, 담석증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혈압과 혈당을 낮추어 고혈당과 당뇨병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지혈작용이 있어 잇몸출혈, 코피, 출혈성 자반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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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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