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실이 나서서 홍범도 흉상 철거 철회해 달라”

“흉상 철거는 역사 왜곡에 국군 정통성 훼손 처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한 데 대해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3일 페이스북에서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홍 장군 흉상 이전 추진과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1주일 만에 이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역사에 부끄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다시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일제 탄압으로 만주에서 연해주로 쫓겨나 소련 땅에 의탁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독립군 부대의 간난신고는 풍찬노숙으로 떠돌면서도 무장 독립투쟁을 계속해 나가려는 불굴 의지의 표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시기 불가피했던 소련과의 협력을 이유로 독립전쟁의 위업을 폄훼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남루하고 편협한 나라로 떨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등이 흉상 철거 이유로 홍 장군의 1927년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든 것을 비판한 것이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30일 국방부 앞 기자회견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소련이 도와준다고 하니 그런(협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 모신 것은 국군이 일본군 출신을 근간으로 창군된 게 아니라 독립군과 광복군을 계승하고, 육사 역시 신흥무관학교를 뿌리로 삼고 있음을 천명해 정통성을 드높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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