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조총련 접촉' 사전 신고 위반…통일부 "과태료 검토"
지난 1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핵심 간부들을 만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조총련 구성원을 만나기 전에 ‘사전 신고’를 의무화한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윤 의원에게 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2항, 제30조에 따라 조총련 구성원을 접촉하기 위해서는 사전 접촉 신고 및 수리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윤 의원은 통일부에 이러한 사전 접촉 신고를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사후 신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조총련 핵심간부가 주죄한 행사에 참석한 윤 의원은 일본에서 우연히 조총련 관련 인사를 접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에 규정된 사후 신고대상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경위서 징구를 통해 사실관계를 최종 확인해 이후 과태료 부과 등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일본에서 조총련이 개최한 ‘간토(關東)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추도식’에 ‘남측 대표’로 참석했다. 행사에는 허종만 조총련 의장 등 조총련 핵심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윤 의원은 특히 조총련 인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국회사무처 명의의 공문을 받아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의전 차량을 제공받았다. 이를 놓고 “국회사무처의 협조 공문이 발송된 것은 윤 의원이 국회에 정식 의원 외교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았음을 뜻한다”,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조총련 행사에 참여한 셈”이라는 등의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달 3일 윤 의원처럼 북한주민들을 신고하지 않고 접촉할 경우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를 명문화한 훈령을 행정예고했다. 지금까지 훈련에 과태료 부과 절차에 대한 규정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역대 정부의 성향에 따라 과태료 부과는 일관성 없이 집행돼왔다.
실제 전임 문재인 정부 때는 북한주민 접촉을 누락한 경우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단 1건(200만원)에 그친 반면 이명박정부 때는 8건(1160만원), 박근혜정부에서 15건(1억9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윤석열정부 들어선 지난 7월까지 5건(77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정부는 과태료 부과 기준을 명확히 한 훈령을 당초 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주무 부서인 교류협력국이 조직 개편 대상에 포함되면서 시행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훈련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교류협력 체계를 확립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이번 사안도 이런 입장에 따라 검토ㆍ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방일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윤 의원은 관련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관동 학살 100주년 희생자들의 문제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그 목소리를 담아서 이번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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