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물가는… 과일·닭고기↑ 한우·채소↓ 수산물 60% 할인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과일 매대에 사과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과일·생닭 가격은 오르고, 채소·한우 가격은 작년보다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채소 물가는 지난해 대비 안정적이다. 한우는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영향이 추석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산물은 정부가 가격 낮추기에 뛰어들면서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이다.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지는 품목은 사과(홍로)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상품·10㎏) 도매가격은 지난 1일 기준 8만5660원이었다. 1년 전 5만3252원보다 60.9% 올랐다. 평년가격(2018~2022년 해당일 중 최고값과 최소값 제외 3년 평균값)은 5만1580원이다. 사과 한 상자 도매가격이 평년 5만원대에서 8만원대까지 뛴 셈이다.

하우스 재배를 하기 힘든 사과는 이상 기후에 직격탄을 맞으며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주요 산지가 태풍 피해를 입은 게 결정적이었다. 낙과(落果)가 많아지면서 품질 좋은 상품은 더 적어지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배도 지난해 보다 올랐다. 배(원황·15㎏) 한 상자 도매가격은 지난 1일 기준 5만6920원으로 1년 전 4만4864원보다 26.9% 상승했다. 평년 도매가격이 4만7573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평년 대비 1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다행히 채소 물가는 지난해보다 안정적이다. 지난해 폭우, 폭염,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가격이 폭등했던 탓에 올해는 사정은 더 나아 보인다.

배추(10㎏·3포기) 도매가는 1만4440원으로 지난해 2만945원보다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 평년(1만8214원) 가격보다도 낮게 형성됐다. 무(20㎏) 도매가는 2만1020원으로 1년 전 2만9904원보다 29.7% 떨어졌다. 배추의 경우 지난달 초 정부 비축물량을 하루 200~300t씩 풀고 작년보다 작황이 양호해 추석 성수기 물량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물 가운데 닭고기 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생닭 10호(약 1kg) 도매가는 3875원으로 1년 전 3335원보다 13.9% 올랐다. 소매가격은 한 마리 평균 6210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생닭 소매 가격은 6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한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유통업계가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 추석보다 낮게 책정할 정도다. 한우(등심 1㎏) 도매가격은 6만8671원으로 1년 전 7만6174원보다 1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한우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 상 명절 선물 가격 상한을 30만원으로 올리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이 논의된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했다. 20만~3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 증가폭이 71.3%에 이르렀다.

수산물은 정부가 구매금액을 지원해 최대 60%까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의 영향으로 수요 감소를 우려한 데 따른 조치다. 명태·오징어, 양식 수산물 등 추석 성수품은 50~60%가량 할인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산물의 경우 내년 설까지 비축 물량을 확보했다”며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수산물과 건어물을 오염수 방류 이전에 들여왔거나 태평양 이외 지역 수산물로 산지를 다변화했다”며 “과일, 채소, 고기, 수산물까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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