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서연정, 260번째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
259번의 기다림이었다. 서연정(28)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60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봤다.
서연정은 3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노승희를 연장전에서 꺾고 정상을 밟았다. 마지막 날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노승희와 함께 14언더파 202타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연장전에서 파를 잡아 보기를 기록한 노승희를 제쳤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이로써 서연정은 2014년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무려 260번째 대회에서 맛본 감격이다. 그동안 준우승은 모두 5차례였다. KLPGA 투어의 새 역사도 썼다. 2019년 11월 안송이가 237번째 대회로 치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마수걸이 우승을 달성해 이 부문 최장 기록을 세웠는데 서연정이 이를 260번째 대회로 갈아치웠다.
KG 레이디스 오픈만의 전통도 이어갔다. 이 대회는 최근 5년 연속(2020년은 코로나19로 취소)으로 우승자가 모두 생애 처음 정상을 밟는 독특한 전통이 있었다. 2017년 김지현을 시작으로 2018년 정슬기, 2019년 박서진, 2021년 김수지, 2022년 황정미가 주인공이 됐는데 이번에는 서연정이 새로운 가을의 여왕이 됐다.
이날 서연정은 전반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파4 6번 홀에서 티샷이 페널티구역으로 빠져 더블보기가 나왔다. 7번 홀(파4) 버디로도 위안이 되지 않은 뼈아픈 실수였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후반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583야드 전장의 내리막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 서연정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향했다. 반대로 노승희는 페어웨이 가운데를 잘 지켰다. 그런데 바로 다음 샷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노승희의 세컨드 샷이 오른쪽으로 밀렸고, 카트 도로를 맞은 뒤 언덕으로 튀었다. 펀치샷처럼 날린 3번째 샷도 짧았다. 승기를 잡은 서연정은 버디 퍼트가 조금 짧았지만, 안전하게 파를 잡았다. 2차 연장을 위해선 반드시 파 퍼트를 넣어야 했던 노승희는 힘이 조금 들어가면서 공이 컵을 타고 흘렀다.
서연정은 “아직 얼떨떨하다. 우승이 맞나 싶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어 “우승이 나오지 않아서 포기할까 많이 생각했다. 그래도 꿋꿋이 참고 버티니까 우승을 하게 됐다. 그동안 참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빨리 2승과 3승을 기록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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