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대구 출마? "윤핵관 열 받는다"는 이준석 뼈있는 말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외치며 유튜브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서 정책 행보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엔 대구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대구 출마와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놓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2023 대구 치맥(치킨·맥주)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보면 열이 받아서, 보수의 외연 확장보다는 (보수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약 대구에서 정정당당히 겨뤄보자고 한다면 (경쟁 상대가) 가장 나쁜 분을 골라서 붙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은 지난 3월부터 언론에서 제기돼 왔지만 이 전 대표는 선을 그어왔다. 6월 방송 인터뷰에서도 “(현 지역구인) 노원이 내 고향인 건 다 알려져 있어 출마하면 노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윤핵관이 공천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등 장난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서도 “수도권에서 어려운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이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유승민 전 대표처럼 당의 부당한 대우에 당하고만은 있지 않겠다는 의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의 선택지가 점차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도 “이야기를 자꾸 하면 나중에 진짜 창당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력이 없게 된다”며 뼈있는 답변을 남겼다.
여권은 특히 이 전 대표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상태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공개 회동한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가 먼저 홍 시장에게 티타임을 제안하고, 홍 시장이 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이 전 대표를 초대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 관계는 부침이 있었지만, 힘든 시기에 서로 힘을 합치곤 했다”라며 “이번 만남이 비윤(非尹) 결집 가능성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여권을 긴장시키는 것은 무당층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 때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32%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2016년 국민의당 돌풍 현상도 거론한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빠져나온 안철수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제3당으로서 38석을 얻었다. 특히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선전하며 민주당과 같은 수준인 13석을 따낸 게 주효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2017년 바른정당 창당의 실패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라며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창당에 쉽게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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