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이어 태양관측 위성 쏜 인도…성공하면 '아시아 최초'
지난달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가 이번엔 태양 관측용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인도의 첫 태양 관측 프로젝트로, 이에 성공하면 인도는 위성을 태양 공전 궤도에 안착시킨 아시아 최초 국가가 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2일 오전 11시50분(현지시간) 인도 남부 안라프라데시주(州) 스리하리코타 우주기지에서 태양 궤도 인공위성인 '아디티아 L1'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아디티아는 산스크리스트어로 '태양'을 뜻한다.
태양~지구 거리 100분의 1 지점 궤도
ISRO는 아디티아 L1의 발사 현장을 웹사이트로 생중계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영상을 86만 명 이상이 시청했고, 수천명이 발사 장소 근처 전망대에 모여 지켜봤다고 전했다. 귀청이 터질듯한 굉음과 함께 위성이 발사된 뒤, ISRO가 "발사 성공"을 발표하자 현장에 모여있던 인도인들이 일제히 환호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디티아 L1은 무게 320t의 인도산 발사체 'PSLV C57'에 실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한 '라그랑주 1지점'까지 125일간 이동한다. 목표 장소인 라그랑주 1지점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곳으로, 태양까지 거리(1억5000만㎞)의 100분의 1에 해당한다.
아디티아 L1이 라그랑주 1지점 주변의 헤일로 궤도 안착하면 관측 작업을 시작한다. 이곳에선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인공위성이 작동하는 데 연료가 거의 들지 않는다. 또 지구와 같은 속도로 돌며 태양 광구면(光球面)과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 등을 끊김 없이 관찰할 수 있다.
하루 1440장 태양 사진 촬영
ISRO는 이디티아 L1에 탑재된 7개의 기기(①아디티아 태양풍 분자 실험 ②고에너지 L1 궤도 엑스레이 분광계 ③자기 탐지기 ④태양 자외선 이미징 망원경 ⑤가시 배출선 코로나 그래프 ⑥태양 저에너지 엑스레이 분광기 ⑦아디티아 L1 플라스마 분석기 패키지)로 코로나와 태양 광구면 주위 백열 가스인 채층(彩層)·광구(光球), 태양풍 등을 연구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탑재 기기인 가시 배출선 코로나그래프는 아디티아 L1이 목표 궤도에 안착하면 하루 1440장의 사진을 지상 관제센터로 보내게 된다. 인도 수석 과학자인 산카르 수브라마니안은 "인도는 태양과 그 역학은 물론 현재 기술의 중요한 요소인 태양권 내부와 우주 기상의 여러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우주에 대한 인도만의 고유한 데이터세트를 갖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인도 언론은 이번 프로젝트에 정부 예산 37억8000만 루피(약 60억7000만원)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아디티아 L1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인도는 태양 궤도에 관측 위성을 쏘아올린 아시아 최초 국가가 된다고 전했다. 그간 미국과 유럽 우주국은 1960년대부터 태양계 중심부로 수많은 탐사선을 보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일본과 중국이 자체적으로 우주에서 태양 관측을 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지구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위성 발사는 지난달 23일 인도가 무인 달 탐사선 찬드리얀 3호를 달 남극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한지 10일 만에 이뤄졌다.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소련·중국에 이어 인도가 네번째지만, 달 남극에 착륙한 건 인도가 처음이었다. 인도는 2014년 화성 주위 궤도에 우주선을 발사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된 바 있다. 향후 2년 내 일본과 공동으로 금성 궤도에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우주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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