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돌아온 ‘꿈꾸는 겁쟁이’ 서양화가 이미애 8번째 개인전
작가는 캔버스에 붓이 아니라 조각칼을 들이댄다. 회화에 도예기법을 적용, 독특한 화풍을 선보이는 작가 이미애의 초대전이 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돈화문 갤러리에서 열린다. 4년간의 공백을 깬 8번째 개인전이다.
그의 모든 작품 제목은 ‘꿈꾸는 겁쟁이’다.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 나무와 숲은 ‘수많은 관계’다. 그 속에서 겁쟁이는 삶이 무겁고 버겁다. 하지만 값진 존재이고 싶다. 그래서 쌓고, 채우고, 깎아내며 방황과 인고의 시간을 반복하며 자신의 삶을 다듬어간다.
작가는 이 과정을 조각칼로 완성해간다. 색과 흙 등을 여러 겹 겹쳐 캔버스 위에 쌓고, 그 위에 불필요한 부분들을 조각칼로 수십 차례에 걸쳐 깎고 파낸다. 다층구조의 색채공간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원하는 형상을 얻는 도예의 박지기법(剝地技法)과 상감기법(象嵌技法)을 적용해서다. 그렇게 생긴 여백을 작가는 균질한 질감의, 동일한 이미지의 반복과 나열이라는 방식을 통해 채운다.
이 작가는 “캔버스에서 걷어낸다는 것은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희망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라고 말한다.
'꿈꾸는 겁쟁이'는 이 '시간'들을 지나 나무 속에서 화사하게 꽃피운다. 세상에 당당히 나서는 사람이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홍익루트 회원으로 조형아트서울, 서울아트쇼, 인천아시아아트쇼 등 다수 아트페어와 단체전 출품. 출판물 표지 게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4년. 작가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의 꽃이 더 화사하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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