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안한데 '아세안'은 수출 반등 신호 커진다…2위 시장 복귀
중국에 드리워진 수출 먹구름이 여전한 가운데 또 다른 수출 거점인 '아세안'(ASEAN)의 반등 신호는 커지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2위 수출 시장에 복귀하는 한편, 대(對) 베트남 수출이 10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하면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줄면서 11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석 달째 무역 흑자에도 수출 전선의 부진은 여전했다. 특히 디플레이션 우려에 부동산 위기까지 겹친 '1위 시장' 중국으로의 수출은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다만 대 아세안 수출이 개선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 라인업인 중간재가 살아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9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줄었다. 하지만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해(108억2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8월 기준 2위를 차지했다. 감소 폭도 지난해 10월(-5.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89억6000만 달러)을 제치고 다시 수출액 2위 자리에 올라섰다.
품목별(1~25일 기준)로는 반도체(-18.2%) 등의 부진은 이어졌지만, 무선통신(19%)·디스플레이(20%) 수출이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주요 기업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디스플레이 관련 기자재 수요가 증가했다. 무선통신 수출도 부품 중심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아세안 내 최대 무역 파트너인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1년 전보다 4.3% 늘면서 '파란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10월(1.1%) 이후 처음으로 수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석유제품(66.7%)과 디스플레이(20.3%), 무선통신(1.4%) 등이 호조를 보였다.
아세안의 반등은 수출 '상저하고' 전망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가전·모바일 기업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베트남 등은 글로벌 IT(정보기술) 업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지난달 대 미국(2.4%), EU(유럽연합·2.7%) 수출이 나란히 회복된 것과 맞물려 향후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의 대세계 수출 증감률도 지난 4월 -16.4%에서 7월 -1.7%로 반등하는 모양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최종 수요국인 미국·EU 상황이 개선되면서 한국에서 아세안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원위치하면 중간재 수출 국가의 회복세도 빨리 나타날 수 있다. 반도체 경기가 4분기부터 좋아진다는 예측이 많은 만큼 연관 IT 품목인 디스플레이·컴퓨터 수출 등도 다 함께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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