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똥 던져라"…태국 유명 건축가, 소 배설물 뒤집어쓴 까닭
태국의 유명 건축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과 군부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을 비판하는 '소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두앙그릿 분낙(57)은 이날 오후 태국 수도 방콕 락시 지역 미러아트갤러리 야외에서 소 배설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를 했다.
방호복과 전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흰색 방수포 위에 무릎을 꿇은 두앙그릿은 퍼포먼스 참가자들에게 자신을 향해 소 배설물을 던지게 했다.
참가자들은 친군부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 대표이자 2014년 쿠데타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의 얼굴 모양 가면을 쓰고 있었다.
프아타이당의 오랜 지지자인 두앙그릿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아타이당이 PPRP와 손을 잡는다면 여러분 모두가 내게 똥을 던져도 된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로 프아타이당이 PPRP를 비롯한 군부 진영 정당들과 연대해 정부를 구성하자 두앙그릿은 반발의 의미로 이런 퍼포먼스를 실행한 것이다.
한 참가자는 "두앙그릿은 프아타이당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은 자신들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며 "두앙그릿이 그들 대신 똥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치는 지난 20여년간 탁신 세력과 군부 진영이 대립하며 양분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대선에서 진보정당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민주 진영 야당들과 정부 구성을 추진했으나 전진당의 집권을 막으려는 보수 세력의 저지로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의 연대를 끊고 군부 진영 정당들과 협력해 집권에 성공했다. 총선 전 "쿠데타 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말을 바꾼 프아타이당의 지지도는 급락했다.
최근 스리파툼대학교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에 투표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60% 이상이 다음 선거에서는 다른 당을 뽑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켈슨, 도박에 1조 썼다” 딸 잃은 전설의 도박꾼 폭로 | 중앙일보
- '캡틴' 손흥민, 원톱 변신하고 해트트릭 폭발...호날두도 제쳤다 | 중앙일보
- '볼 뽀뽀' 화보 공개…배우 윤박, 6세 연하 모델 김수빈과 결혼 | 중앙일보
- 내동댕이 쳐진 여성 수십 미터 날아갔다…홍콩 덮친 시속 160km 태풍 위력 | 중앙일보
- "이걸요? 제가요? 왜요?"…이런 공무원에 답답한 윤 대통령 | 중앙일보
- 이별 통보에 자해후 "협박" 신고한 여성…남친은 구치소 172일 | 중앙일보
- 온몸 멍든 사진 폭로한 여성…'성폭행' 의혹 이 선수, 맨유 떠난다 | 중앙일보
- "중국 황제에게 굽실거려"…브렉시트 4년, 멀어진 '대영제국' 꿈 [글로벌리포트] | 중앙일보
- '마약·음주운전' 남태현 근황 "망가진 온몸, 걷기도 쉽지 않다" | 중앙일보
- 반지하 단칸방서 생활고 겪었다…원로가수 명국환 별세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