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업체도 스타일러 베꼈다…“인정받는 느낌”이라는 LG, 왜 [IFA 2023]
“독일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가 LG전자 스타일러와 비슷한 의류관리기를 만든 게 가장 눈에 띕니다. 경쟁자가 늘었다는 생각보다는 스타일러의 효용성을 글로벌하게 인정받는 느낌입니다. 시장을 새롭게 키울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 같습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쟁제품’을 묻는 말에 이같이 말하며 “신(新)가전을 혼자서 알리는 건 애로가 많았다”고 돌이켰다.
LG전자는 2011년 세계 첫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출시했는데, 밀레는 이번에 이와 유사한 콘셉트의 의류관리기 ‘에어리움’을 공개했다. 옷 다섯 벌과 신발 두 켤레를 관리할 수 있으며 강력한 바람을 분사해 미세먼지를 날리고, 스팀을 이용해 세탁물을 세척하는 방식이다.
류 사장은 이날 스마트홈 솔루션 사업 확대를 위해 에너지·냉난방 공조 기술과 모듈형 주택 기반의 주거솔루션 ‘스마트 코티지’, 빌트인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공개한 ‘업가전 2.0’ 비전도 본격화할 계획인데, 기존 제품 중심의 가전 사업을 서비스·구독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확장해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가전용 인공지능(AI) 칩과 운영체제(OS) 등도 생활가전 전(全) 제품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스마트 코티지’에 대해 그는 “5도 2촌(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생활) 등 생활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세컨드 하우스 수요가 많고, 메인 주거공간으로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고,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대의 제품으로 세탁·건조를 할 수 있도록 해 관심을 받은 ‘세탁건조기’에 대해선 “히트펌프건조기가 세탁기에 그대로 들어간 제품이라 성능은 (기존 각각 제품과) 동일하다”며 “판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은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을 합친 것보다 낮을 거로 본다. 시그니처 라인업이라 고가이지만, 보급형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진격’에 대해 류 사장은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다. 성장과 지위 확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도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혁신 제품 등 신가전을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을 갖고 경쟁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를린=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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