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토크]中 AI의 반격?…"엔비디아급 GPU 개발"
화웨이 어센드 910, 엔비디아 대체재
수출 제한된 中, 자국산 GPU 개발 성공
"화웨이가 엔비디아 A100급 GPU를 개발했다."
최근 중국 테크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든 소식입니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대표 데이터센터 GPU인 A100과 동급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개발했다는 겁니다.
현재 중국 AI 산업 발전의 최대 걸림돌은 자국산 GPU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해외 업체에서 GPU를 수입해 와야 하는데, 미 정부의 적극적인 기술 수출 제한 조처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화웨이 GPU의 실제 성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대륙의 새로운 반도체 굴기? …화웨이, A100급 GPU 개발 성공
해당 주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의 테크 기업 아이플라이텍 측에서 나왔습니다. 화웨이가 제공한 GPU 데이터센터에서 거대 AI 모델을 훈련한 결과, A100으로 훈련했을 때와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는 겁니다. 업체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웨이의 GPU는 A100과 맞먹는 성능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중국의 AI 산업이 자급자족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A100 GPU는 이미 전 세대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올해 A100의 차세대 제품인 H100 GPU 아키텍처를 내놨고, 내년에는 GC200이라는 AI 특화 컴퓨터 시스템도 발매할 예정입니다.
H100은 A100 대비 9배 더 높은 처리 성능을 보유했고, GC200은 차세대 그레이스 슈퍼칩, HBM3e 메모리 등의 도움을 받아 더욱 높은 퍼포먼스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엔비디아를 추격 중인 여러 AI 가속기 스타트업들(인텔 하바나, 그래프코어, 세레브라스, 삼바노바 등)도 A100급 성능을 보유한 GPU는 이미 개발 완료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H100을 따라잡을 차세대 칩을 내놓을 겁니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에 국한해 보면, 중국은 여전히 서구에 비해 한 세대 뒤처진 셈입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 엔비디아처럼 '생태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GPU의 성능이 당장은 낮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경계해야 할 이유는 있습니다. 문제의 화웨이 GPU, '어센드 910(Ascend 910)'은 현재 중국 GPU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했습니다. 또 중국의 여러 개발자는 이미 어센드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사용 중입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는 이유는 'CUDA'라는 툴킷 때문입니다. 2007년 첫 배포된 SDK로, 수많은 개발자를 엔비디아 생태계로 포섭한 일등 공신입니다.
SDK는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개발 도구 모음입니다. 지난 16년에 걸쳐 CUDA 툴킷에 익숙해진 개발자들은 다른 GPU나 AI 가속기용 SDK를 새로 배우는 대신, 계속 CUDA에 남아있는 걸 선호합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경쟁 기업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A100, H100(당시엔 출시 전) GPU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바 있습니다. 기존 GPU도 성능을 일부 떨어뜨린 버전만 자유로운 중국 수출을 허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개발자들은 억지로라도 엔비디아 GPU의 대체재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선 화웨이 어센드 910을 포함한 다양한 GPU 기업이 나타났고, 무엇보다도 개발자들이 CUDA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능 측면에선 중국산 GPU가 엔비디아보다 떨어지긴 하겠지만,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개발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강점입니다.
엔비디아 창업자 "中 기업들 이제 현지에서 칩 만든다"
미국이 직접 중국에 세운 '고급 기술 장벽'이 중국의 기술 굴기 야망을 꺾을지, 혹은 오히려 중국을 자급자족 가능한 테크 강국으로 키우는 시발점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
다만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수출 제한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황 CEO는 당시 "중국은 이미 미국 기술 산업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고객"이라며 "우리가 중국 시장과 멀어지면 미국 반도체 제조 시설은 생산 과잉 상태가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고급 컴퓨터칩 수출 제한으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도 우려했습니다. 황 CEO는 "(수출) 금지로 우리 회사는 중국과 고급 칩을 거래할 때 손이 등 뒤로 묶인 상황"이라며 "미국 기업과 단절된 중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직접 칩을 만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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