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덥고 습한 날씨에 '질염 적신호'…만성화되기 전에 관리해야

이춘희 2023. 9.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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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늦더위와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세균과 곰팡이, 각종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는 경우 국내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염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사진제공=GC녹십자의료재단]

‘여성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질염은 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병임에도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발생한 질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각한 경우 골반염, 자궁내막염, 자궁경부암, 합병증 등의 위험도 높이게 된다. 최근 질 건강이 걱정되거나 생식기 불편감이 있다면 질염 진단을 받아보고 평소에도 자신의 질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질염은 질 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거나 외부에서 세균이 유입될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질염의 유형은 균의 종류에 따라 세균성 질염,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구분된다.

세균성 질염은 정상적으로 질 내에 살면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리(Lactobacilli)’ 유산균이 없어지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락토바실리 유산균은 한번 없어지고 나면 다시 서식하기 어려워 재발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칸디다 질염은 여성의 75%가 평생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흔한 질염으로 약 5~10%는 반복적으로 감염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되는 질염으로 칸디다 질염이나 세균성 질염과 달리 성관계로 전파되기 때문에 성 매개 질환 범주에 포함된다. 전염성이 매우 높아 남성이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된 여성과 단 한 번만 성접촉을 가져도 약 70%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반드시 남녀가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질염 증상은 종류 및 개인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질의 가려움증 및 따가움, 분비물 증가, 악취 등이 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무색무취로 점성이 존재하는데 염증이 발생하면 양이 늘어나고 색이 누렇거나 회색으로 바뀌고 생선 비린내, 피비린내 등 악취가 발생한다. 특히 임신과 출산, 꽉 끼는 속옷 및 하의, 노화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소음순이 쳐지고 비대해진 경우 소음순 주름 사이에 분비물이 끼어 가려움증, 악취 등의 질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질염의 문제점은 재발률이 약 40%로 높고, 만성화로 이어지면 질 속 유해균이 자궁까지 퍼져 골반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한 경우 자궁경부암, 방광염, 콩팥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은 질염이 난임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임산부는 조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예방해야 한다. 또한 질 불편감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진단 및 치료를 받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소변이나 질 도말(Swab)을 통해 여성 성병 원인균을 동시에 검사하는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 검사가 많이 쓰이고 있다. PCR 방식을 기반으로 질 내 분비물을 채취하여 원인균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임질, 헤르페스, 매독 등 소위 성병이라고 불리는 성매개 질환뿐만 아니라 질염, 자궁경부염 등 여성질환 원인균까지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전문의는 "여성에게 질염은 흔하게 찾아오는 감기와 같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소하다 느낄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이나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바로 근처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하고 나아가 평소에도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 건강을 유지하고 질염을 예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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