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明洞) 이름 값 할까?
서울 명동이 이름값을 할 것인가?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7월 말부터 한 달간 명동 거리로 나가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는 각종 불법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야간, 주말 없이 매일 진행되는 단속에 초반에는 불만을 표시하는 점포도 있었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명동 거리에 질서가 잡혔다는 평가다.
단속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모범적인 거리가게에는 표찰 부착과 점검유예의 혜택을 주고, 제3자 영업 등 불성실한 운영을 계속하는 거리가게는 추적 관리한다.
구는 올해 안에 안전보안관 9명을 명동에 배치한다. 명동안전보안관은 관광객의 안전을 살피고 각종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 앞으로 명동의 관광환경이 한 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거리가게 운영 규정에‘가격표시규정’도 신설한다. 중구는 지난달 말 명동지역을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월부터 소매점포 또는 대규모 점포 내 모든 소매점포는 가격표시를 하지 않을 시 최대 10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거리가게는 가격표시 의무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거리가게 운영 규정’에‘가격표시규정’을 신설, ‘가격미표시’ 및 ‘허위표시’를 제재할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거리가게는 가격표시 의무제 적용 대상이 아님에도 중구가 이 지역을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명동관광특구 전체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일반 점포뿐만 아니라 거리가게도 이에 따르도록 상권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다. 거리가게마다 가격표를 내걸도록 강력하게 권고한 것도 관광객에게만 가격을 올려서 받는 행태를 바로잡는 효과가 있어서다.
명동에는 현재 359개 거리가게가 격일로 영업하고 있다. 거리가게는 2016년 노점실명제를 통해 합법화된 노점이다. 노점실명제란, 일시 도로점용을 허용하는 등 노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제도다. 노점의 무질서한 난립을 막고, 노점 임대·매매를 근절하여 저소득층이 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주목적이다.
이번 거리가게 집중 단속에서 구는 제3자 영업 39건, 격일제 위반 11건을 잡아 행정 처분을 내렸다. 조사에 불응하거나 운영자가 없는 경우엔 행정지도를 처분했는데 총 225건에 달한다. 물건을 쌓아 놓거나 위생에 문제가 있는 84건에 대해서도 행정지도를 시행했다. 허가받지 않고 영업한 불법 노점에 대해서는 계고 6건, 자진 정비 유도 3건, 강제수거와 과태료 부과 각각 1건 등을 실시했다.
거리가게뿐만 아니라 평소 관광객의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화장품 판매 업소 10곳의 제품 표시사항을 조사하는 등 총 70곳을 방문하여 가격표시를 적합하게 하도록 교육하고 홍보자료를 배부했다.
주말 청소 인력도 2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관광특구 내 쓰레기통도 4개를 추가 설치했다. 쓰레기 무단투기도 총 95건을 잡아 40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했다.
불법 입간판, 풍선형 입간판, 배너, 전단지 등 불법광고물도 점검했다. 화재의 위험이 있는 풍선 간판(에어라이트) 사용이 불법임을 안내하고 자진 정비를 유도했다. 돌출간판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해 명동에서만 1546건의 간판을 점검했다. 이를 통해 관리주체가 없는 무주간판 3개를 철거하고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했다. 불법 광고물에 대해서는 강제수거와 과태료 부과 등 총 8건의 행정 처분을 내렸다.
먹을거리에 대한 위생 관리도 꼼꼼하게 실시했다. 음식을 판매하는 거리가게 에 자율점검표 및 위생관리매뉴얼 각 312부 배부, 식품접객업소 820곳에 대해 식품위생 컨설팅을 진행했다. 중대사항을 위반하거나 지적사항이 많은 업소에 대해서는 위생점검과 행정처분을 진행해 과태료 부과 15건, 시정명령·영업정지 9건, 직권말소 1건, 무신고업소 고발 1건 등 처분을 내렸다.
앞으로 음식물을 취급하는 거리가게에 요리전용복장,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 더욱 안전하게 먹을거리를 관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거리가게 운영 규정에‘음식취급 거리가게 건강진단결과서 제출’조항도 신설한다.
아울러 구는 명동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1일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한국 방문의 해’기념행사를 개최하고 25일에는 문화관광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환영주간 홍보부스도 운영한다.
명동관광특구가‘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1차 심사에 선정된 것도 명동에 매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종 선정될 경우 명동 일대에 대형 전광판과 미디어 폴, 미디어 파사드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뉴욕 타임스퀘어나 런던 피카딜리 광장처럼 명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구는 이번 집중 단속의 결과로 질서를 찾아가는 명동이 앞으로도 대표 관광지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할 것”이라며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명동 ‘스트리트푸드& 펍 축제’를 개최, 명동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고 명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최종심사를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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