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급전 외화' 콜머니 4조…환율 상승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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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은행이 콜거래 시장에서 끌어 쓰고 있는 외화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콜은 금융사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단기 자금 거래를 일컫는 표현으로, 은행 등이 일시적으로 모자라거나 남는 자금을 융통하는 시장이다.
은행권의 외화 콜머니 확대는 기본적으로 자금 조달 수요 확대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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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지표 악영향 우려도
국내 4대 은행이 콜거래 시장에서 끌어 쓰고 있는 외화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부에서 초단기로 외화를 빌려 오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환율 상승에 힘입어 자금 운용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한 동안 완화했던 유동성 규제를 원래대로 강화하는 와중, 이같은 단기 외화 차입이 관련 지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외화 콜머니 평균 잔액은 총 4조13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8%(4353억원) 늘었다.
콜은 금융사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단기 자금 거래를 일컫는 표현으로, 은행 등이 일시적으로 모자라거나 남는 자금을 융통하는 시장이다. 부르면 즉시 대답한다는 식으로 아주 짧은 기간 진행되는 대차라는 점에서 콜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리고 콜거래 중 돈을 빌리는 것을 콜머니, 빌려주는 것을 콜론이라고 부른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외화 콜머니가 1조375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역시 1조1518억원으로, 하나은행은 9225억원으로 각각 5.5%와 12.3%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외화 콜머니도 6899억원으로 23.2% 증가했다.
은행권의 외화 콜머니 확대는 기본적으로 자금 조달 수요 확대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일시적으로 외화 자금을 끌어 써야 할 일이 많아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배경으로는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환율이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서 돈을 빌려 국내에서 대출을 내주면 이익을 키울 수 있어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흐름 속에서 이렇게 자금을 운용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환이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312.8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6% 올랐다. 이번 달 25일 원·달러 환율은 이보다 0.9% 더 높아진 1324.0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늘어난 콜머니가 금융사의 유동성을 갉아먹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콜머니와 같은 단기 자금 공급이 많아지면, 예상되는 순현금유출 규모가 커져 유동성 지표가 하락하게 되는 구조여서다.
특히 금융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더욱 부담일 수 있다. LCR은 심각한 유동성 악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끌어올리고자 도입된 제도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100%를 넘겨야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이같은 제한이 은행권의 금융지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규제가 완화돼 왔다.
그런데 최근 금융당국은 LCR 규제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는 95% 준수를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다시 100%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이후의 규제 비율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말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단기 채무인 콜머니 확대는 어떤 의미로든 금융사의 재무에 부정적인 요소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등 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화 조달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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