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는 빨아도 걸레"... 오염수 반대 집회 나선 어민의 절규

신상호 2023. 9. 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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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일 오염수 방류 반대집회, 5만 명 결집 속 야3당 대표도 참석

[신상호, 권우성 기자]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세종대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걸레는 빨아도 걸레입니다. 오염수는 아무리 정수 처리하더라도 오염수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2차 범국민대회가 2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즉각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라", "일본 정부 대변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집회의 첫 발언은 완도에서 어업을 하는 김삼호씨였다.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간부이기도 한 김씨는 "바다는 우리 가족의 미래이며, 후손들의 미래"라며 "가만히 있자니 암 걸릴 것 같아서 섬에서 택시 타고, 버스 타고, 배 타고, 오염수 방류 중단 촉구하기 위한 집회 동참하려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쓰레기는 쓰레기고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래다. 오염수는 아무리 정수 처리한들 오염수"라며 "최소한의 국민들과 대화를 하든 하지 않든 눈치라도 있어서 어민 피해보상 대책이라도 논의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기시다 총리에게 전화해서 방류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서윤 에코생협 대의원은 "길에 버려진 쓰레기는 더럽고 피하고 싶은 것이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도 이런 쓰레기의 본질과 같다"면서 "(오염수가) 일본정부에 득이 되고 효용가치가 있다면 절대 버리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종량제 봉투 바다에 버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대의원은 "오염수 방류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임을 투입해야 하나, 우리가 왜 일본 쓰레기 투기를 위해 감당해야 하나"라며 "문제 제기를 하는 국민들을 싸잡아서 불안감을 조장한다거나 하는 게 지도자가 할 일 아니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려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하고 현명한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명석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IAEA가 보고서를 낸 것을 근거로 우리 정부가 옳다고 하고 있는데, 그 보고서의 첫 장에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면서 "방사능은 나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지금 막연히 앞으로 내보낼 방사능이 안전하다는 얘기는 국가가 해야 할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이 말만 반복하고 있어"
 
 발언 중인 이재명 대표.
ⓒ 권우성
 
가수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 공연에 이어 국회 원내 야3당(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대표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가는 아버지처럼 든든하고 어머니처럼 포근한 나라임을 원하지 않았나, 삶이 어려울 때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과감하게 재정집행해서 민생을 제대로 살리는 유능한 국가를 원하지 않았나"라면서 "외국이 해양 주권을 침범하면 당당하게 방류 반대라 말할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나, 일본이 침략 야욕을 드러내더라도 동해는 동해일 뿐 일본해가 아니라고 외칠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이루진 못했을지라도 과거로 퇴행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국가의 역사적 퇴행을 막고 민주주의 퇴보를 막고,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는 민주공화국으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세종대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세종대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도쿄전력에 따르면, 도쿄전력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이 말만 반복하고 있다, 도쿄전력의 말은 과학이니까 모두 믿자고 한다"며 "핵오염수 방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밝혀진 게 없으니까 불안하다고 이야기하는 국민들을 괴담에 선동된 사람이라고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용 대표는 "심지어 대통령이 그런 국민과 싸우겠다고 한다, 제대로 된 대통령인가"면서 "기시다 일본 총리 앞에는 입도 뻥긋 못하면서 국민을 우매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우매한 사람이다,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청을 출발해, 숭례문, 서울역 등을 거쳐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까지 약 3km 구간을 행진했다.

한편 이날 집회가 열리는 세종대로 인근에서 보수 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스피커를 오염수 반대 집회가 열리는 방향으로 돌리고 집회를 진행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오염수 반대 집회 현장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세종대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이 행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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