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단칸방서 생활고 겪었다…원로가수 명국환 별세
195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원로가수 명국환(96)이 지난달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대한가수협회에 따르면 명국환은 지난달 19일 오전 11시 50분쯤 인천 남동구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그간 홀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27년생인 고인은 1950년대 '백마야 우지마라', '아리조나 카우보이', '내 고향으로 마차는 간다' 등의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노래들이다.
1957년에는 영화 '김삿갓'의 주제가인 '방랑시인 김삿갓'을 불러 히트시켰다. 2005년에는 제39회 가수의 날에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방송된 그의 근황이 재조명됐다.
지난해 12월 MBN '특종세상'에서는 명국환이 월세 23만원짜리 반지하 단칸방에서 홀로 생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방송에서 명국환의 지인은 "명국환이 굉장히 어렵게 살고 있다. 가족이 없이 홀로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으로만 생활하고 계신다"며 "마지막 삶을 너무 험난하고 힘들게 보내고 계신다"고 전했다.
당시 명국환은 "6·25 피란 나와서 21세 때 결혼했는데 자궁외임신 해서 그냥 다 가버렸다"며 "또 총 세 번의 결혼을 했지만 전부 아기가 유산이 됐다. 팔자가 그런 모양인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넘어져 다친 상처투성이 다리를 보여주며 "다리가 불편한 건 아닌데 어지럼증이 있어 걷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조카 손녀와 병원을 찾은 그는 파킨슨병 의심 진단을 받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대한가수협회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명국환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방송 출연 9개월 만에 별세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빈소는 오는 3일 경기 부천시 휴앤유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대한가수협회가 장례주관자를 맡았다.
발인은 4일 오전이고, 장지는 국립괴산호국원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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