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노리치 시티에선 뛸 수 있을까…주전 FW 부상+챔피언십 24팀 '호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노리치 시티로 전격 임대되면서 그가 영국 무대 데뷔전을 드디어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록 2부에 속했으나 노리치가 지난 해까지 프리미어리그에 있던 팀이고 이번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는 등 수준이 만만치 않아 황의조의 무혈입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챔피언십에 24팀이나 참가하고, 리그컵에서도 생존하고 있는 만큼 황의조가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대두된다.
노리치 시티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은 시즌 동안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한국 국가대표 황의조를 임대 영입했다"며 "그는 등번호 31번을 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감바 오사카를 떠나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로 이적, 유럽 진출에 성공한 황의조는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 등 두 시즌 연속 두 자릿 수 골을 기록하며 5대 빅리그 프랑스 리그1에서 수준급 공격수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시즌 보르도 2부 강등과 함께 새 행선지를 모색하다가 노팅엄을 고른 것이 악수가 됐다. 노팅엄은 영입 직후 황의조를 자매 구단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보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황의조가 이에 따랐으나 6개월 만에 무득점 실패로 끝났다. 황의조는 올 상반기 K리그1 FC서울에 재임대돼 18경기 4골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엘살바도르와 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선 1년 만에 A매치 복귀포도 쐈다.
그는 재도전을 선언하며 노팅엄에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리그컵 한 경기 포함 노팅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하면서 황의조도 거취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노리치 시티 제의를 받아들여 2부리그 상위권 팀으로 둥지를 옮겼다.
일단 노리치로 간 선택은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리치는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를 3차례나 승격했으나 한 번도 잔류하지 못하고 2부로 떨어지는 등 1~2부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팀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롱런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 만큼 실력이 괜찮은 팀이란 얘기다. 2023/24시즌에도 강등팀 사우샘프턴과 4-4로 비겼을 뿐 헐시티와 밀월, 허더스필드 등 2부 유명팀을 전부 제압하며 3승1무를 기록, 레스터 시티(4연승)에 이은 단독 2위를 달리며 승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리치 전력이 2부에서 나쁘지 않은 가운데 경기 수가 많다는 점은 황의조에게 유리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20개팀이 참가해 팀당 38경기를 치르지만 챔피언십은 총 24개팀이 나와 팀당 46경기를 벌이기 때문이다. 당장 2일 오후 11시 열리는 로더햄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비롯해 정규리그 경기만 42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황의조가 다양하게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리그컵에서도 QPR과 브리스톨 시티를 연파하며 32강에 올라 토트넘을 누른 풀럼과 이달 말 16강을 놓고 다툴 예정이고, 시즌 후반기부턴 FA컵 항해도 해야 한다. 노리치 입장에선 주중 경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로테이션이 불가피하고 황의조에겐 이게 기회다.
주전 공격수가 부상을 당해 올해는 쉬어야 한다는 점도 노리치가 황의조의 화력에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다. 노리치 주전 스트라이커는 2000년생 미국 국가대표 조시 사전트인데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해 3~4개월 재활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리치가 황의조를 데려온 계기도 사전트의 부상 때문이었다. 올시즌 4경기 3골을 넣고 있던 사전트의 공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됐는데 거꾸로 해석하면 황의조가 메울 공간도 클 것으로 보인다.
노리치는 사전트의 부상 아웃에 따라 그와 함께 투톱을 이루던 33세 노장 애슐리 반스, 그리고 조커로 뛰던 22세 아일랜드 포워드 애덤 이다가 일단 선발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다의 경우,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제대로 뛰어본 적이 없고 경험도 적어 향후 얼마나 많이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스도 지난 시즌 39경기에 출전한 가운데 선발이 22차례, 교체가 17차례로 거의 반반이고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노출할 수 있다.
황의조가 사전트 복귀 전까지는 선발 출전도 어느 정도 해야하는 셈이다. 리그1에서 3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고, A매치 55경기 17골을 넣은 관록은 반스와 이다는 물론 사전트에게도 볼 수 없는 황의조 만의 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노리치 시티 이적이 황의조의 축구인생 후반부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챔피언십 특유의 거친 수비와 영국 및 북유럽 선수들이 많은 점은 황의조의 반등에 변수가 될 순 있다. 경기 감각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사전트가 복귀하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황의조가 노리치 임대로 찾은 돌파구를 찾은 것은 확실한 만큼 이를 어떻게 골로 연결하고 자신의 부활 동력을 삼을지 궁금하게 됐다.
황의조는 로더햄전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8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리는 웨일스전,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벌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출전한 뒤 새 팀에서의 본격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16일 U-20 월드컵 4강 주역 배준호가 이적한 스토크 시티와의 홈 경기를 비롯해 20일 챔피언십 우승 후보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 23일 플리머스 아길과의 원정 경기 등 주말~주중~주말로 이어지는 3연전을 준비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노리치 시티 SNS, 노팅엄 포레스트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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