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대역전극 조코비치...경기 흐름 바꾼 '화장실 브레이크'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2위·세르비아)가 같은 나라 후배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US오픈 테니스대회 16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라슬로 제레(세계 38위)와 3시간45분간 혈투 끝에 3-2(4-6 4-6 6-1 6-1 6-3)로 승리했다. 앞서 두 경기를 무실세트로 끝낸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5세트 승부를 치렀다. 현지시간으로 1일 밤 늦게 시작해 이튿날 새벽 1시35분에 끝난 '1박2일 경기'였다. 조코비치의 16강 상대는 이리 베셀리(세계 437위·체코)를 3-0(6-4 6-4 6-2)으로 제압한 보르나 고조(세계 105위·크로아티아)다. 조코비치와 고조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1, 2세트를 연이어 내준 조코비치는 3세트 직전 '배스룸 브레이크(Bathroom Break·화장실 휴식)'를 쓰면서 흐름을 바꿨다. 조코비치는 3세트 게임 점수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제레의 서브 게임을 막판 랠리 끝에 따냈다. 천신만고 끝에 첫 브레이크 포인트를 올린 조코비치는 이후 한 번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다.
제레는 중반 이후부터 집중력이 떨어진 데다 체력 저하까지 보이며 실수를 연발했다. 노련미의 조코비치에 승리를 헌납했다. 36세의 백전노장 조코비치 역시 힘든 기색이 역력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코트 인터뷰에서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고) 주문을 외웠다.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내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야만 했다"고 승리 비결을 전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메이저 대회 2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도 그는 23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다. 2위는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이다. 나달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다음 상대인 고조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은 상대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는 서른여섯이다. 빨리 수면을 취하고, 최대한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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