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무실점급!" 쿠어스 필드서 살아남은 류현진이 받은 호평

콜로라도 원정 쿠어스필드서 5이닝 2실점..시즌 4승 불발
캐나다 스포츠넷 "타 구장 7이닝 무실점과 비슷한 수준"

류현진 ⓒ AP=뉴시스

‘투수들의 무덤’에서 선발투수 역할을 해낸 류현진(36·토론토)이 호평을 받았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각) 미국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76개 공 가운데 48개가 스트라이크다. 투런 홈런을 맞고 2점을 내주면서 평균자책점은 2.48로 소폭 올랐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류현진은 4-2 앞선 6회 이미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2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3점 홈런을 얻어맞아 4-5로 스코어가 뒤집혔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이후 1년 2개월 만에 복귀해 3연승을 달리던 류현진의 시즌 4승도 날아갔다.

아쉽게 류현진 승리는 날아갔지만, 타선 폭발로 재역전(13-9)에 성공하면서 토론토는 귀중한 1승을 챙기며 AL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 텍사스를 1.5게임차로 추격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복귀전만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서 5승을 챙겼다.

해발고도가 1610m에 달하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다.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공기의 밀도가 낮고 저항이 덜해 같은 타구라도 다른 구장에 비해 멀리 뻗어나간다. 투수에게 절대 불리하고 타자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의 구장이다.

NL 서부지구 LA 다저스에서 오래 뛰었던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가 낯선 장소는 아니다. 다른 투수들처럼 류현진도 이곳에서 고전했다. 쿠어스필드 통산 6경기(26.2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다. 홈런도 8개나 얻어맞았다. 이날도 홈런 하나 내주긴 했지만, 선발투수로서 5이닝을 채우며 팀에 승리의 기회를 제공했다.

류현진 ⓒ AP=뉴시스

35개의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터(19개)-커브(12개)-체인지업(10개) 등 다양한 구종으로 쿠어스필드의 불리한 환경을 극복했다. 오심으로 종종 도마에 오르는 주심 에르난데스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에 슈나이더 감독이 항의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장타가 많이 나오는 쿠어스 필드를 의식해 최근 톡톡히 효과를 누렸던 커브 대신 커터를 결정구로 활용해 타자들을 잡아내는 지능적인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1회 2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도 커터를 적극 활용했다. 비중을 줄이긴 했지만 시속 108km짜리 커브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은 카브레라가 승리투수가 됐지만, 현지에서는 선발 류현진 호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쿠어스필드에서 선발 투수 류현진이 5이닝 2실점 기록한 것은 (타 구장에서)7이닝 무실점으로 볼 수 있는 성적(As for starter Hyun Jin Ryu, he provided five innings of two-run ball – the Coors Field equivalent of seven shutout frames.)"이라고 평했고, 토론토선은 ”쿠어스필드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던 류현진은 팀에 승리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적었다.

5인 로테이션이 유지된다면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오는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원정)전에 선발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