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8만4천 가구 에너지 자립할 수 있는 방법 있다"

윤성효 2023. 9. 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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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환경운동연합, 4일 '전기 생산하는 시원한 주차장 태양광발전 확대 방안 토론회'

[윤성효 기자]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발전 시설.
ⓒ 두산에너빌리
 
기후위기·재난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 있는 주차장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단체는 특히 공공기관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관련 시설을 서두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 경상남도 지속가능발전연구회가 오는 4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전기 생산하는 시원한 주차장 태양광발전 확대 방안 토론회'를 열어,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기로 했다.

현재 경남에서는 경남도립 마산의료원과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주차장에 태양광발전 패널시설이 설치되어 가동 중이다. 하지만 경남도청, 경남도교육청, 경남경찰청, 창원시청을 비롯한 많은 관공서 주차장에는 아직 태양광 시설이 없다.

이날 토론회는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이 발제하고, 한상현 경남도의원과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김철환 경남도교육청 기후환경교육추진단장이 토론한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국내외 흐름과 함께 여러 제안을 했다.

"프랑스, 재생에너지가속화법 만들어 시행"

권우현 팀장은 '왜 주차장 태양광인가'에 대해 강조했다. 주차장 태양광은 유휴 부지와 이미 개발된 땅을 활용하기에 갈등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고, 주민참여형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주차장 태양광은 주차 차량을 보호하면서 전력 생산도 하고, 기초 토목 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수송 부문 전력 소비와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성도 높다.

권 팀장은 "2022년 수도권 주차장 태양광 잠재량을 분석했더니 매우 높은 것으로 나왔다"라고 했다. 국내외 제도화 동향에 대해, 권 팀장은 프랑스의 경우, 올해 7월부터 400면 이상 주차 가능 시설의 경우 3년 이내, 80면 이상 400면 미만 주차 가능 시설의 경우 5년 이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하고,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에 설치하도록 하는 재생에너지가속화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이용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있다. 이 법안에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주차대수 80면을 초과하는 규모의 노외주차장을 설치한 자로 하여금 해당 주차장의 50% 이상의 면적에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설치하도록 해야 하고,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권우현 팀장은 "주차장이라는 매우 한정된 부지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공간부터 부수적으로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전국적으로 매우 높은 단위의 태양광 설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더구나 주민 수용 확대, 유휴 부지 활용, 계획입지적 요소 강화라는 정책적, 사회적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볼 때 주차장 태양광은 향후 태양광 보급 확대의 최전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현재 재생에너지 의무화 제도가 미비한 국내에서 주차장 태양광은 비교적 큰 쟁점 없이 성립될 수 있는 의무화 제도라 할 수 있고, 중앙 차원의 법제화 동향에 지방정부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라며 "당위적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주차장 부지 태양광 시설과 공존하게 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했다.

한상현 의원은 "선진국은 수십 년 전부터 각종 규제와 인센티브로 신재생에너지 사용 정도를 강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RE100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라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남은 지금 뛰어가도 모자랄 판인데 현재 어떤 스탠스인지 확실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안온한 노력으로는 수출 길이 닫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본적인 우리 환경, 삶터를 보존할 의무를 지킬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다"라고 했다.

한 의원은 "지금 경남은 하다못해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도 펼쳐 기업과 학교가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불가피하므로 애초 목표 달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기 위한 필수적인 전력계통 인프라 구축에도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각종 주차장에 태양광 설치를 위한 전수조사도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박종권 대표는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인당 13톤, 세계 4위이고, 총배출량은 세계 7위, 재생에너지 비율은 5%에 그치고 있다"라며 "또 우리는 에너지 사용량이 영국의 2배 수준이고, 기후변화성과지수가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90%를 차지하는 61개국 가운데 2010년 31위에서 2016년 54위, 2018년 57위, 2020년 53위, 2021년 59위, 2022년과 2023년 60위로, 대한민국은 기후악당국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프랑스는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 했다. 전남 영암 자동차경주장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축구장 30개 면적에서 연간 13.3MW의 전력을 생산해 6500가구에 공급하는 규모다"라며 "조환익 전 한전 사장은 2017년에 '전기를 팔아먹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전력 공급 중심의 사업에서 전기차 충전과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박종권 대표는 "태양광, 풍력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차장이든 건물이든, 농촌이든 바다든 재생에너지는 확대되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살기 위해서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환 단장은 "경남교육청에서는 2024년에 자체 재원으로 주차장태양광 공모사업을 확대하여 교육현장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현재 교육행정기관 중 태양광 발전설비가 없는 50여 개 교육행정기관과 건물 누수와 건물 안전성에 우려가 없는 학교를 발굴하여 옥상형 태양광과 주차장,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적극 안내하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18개 시군, 80면 이상 주차장 태양광 설치하면 253MW 생산 가능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9일 낸 자료를 통해 "경남 18개 시·군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주차장 태양광발전 설치 잠재량을 조사한 결과, 80면 이상의 태양광 설치 가능 주차장 면수가 총 25만 3202kw, 대략 253MW 규모의 잠재량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는 경남 18개 시군의 주차장에 대한 정보공개요청 자료를 근거로 하고, 80면 이상의 주차면수에 일반형 주차구획 면적 12.5㎡를 곱해 태양광 발전설비 1kw당 소요되는 주차장 면적 5~7㎡의 평균값인 6㎡/kw를 기준으로 삼고 곱해 총 253MW 설비량을 구해낸 것이다.

80면 이상 주차면수와 발전잠재설치량을 보면, 창원 3만 726면(6만 4013kw). 김해 3만 630면(6만 3813kw), 양산 9142면(1만 9046kw), 진주 8189면(1만 7060kw), 함안 5689면(1만 1852kw), 사천 5598면(1만 1663kw), 하동 5025면(1만 469kw), 거제 4130면(8604kw), 거창 3306면(6888kw), 통영 4565면(9510kw), 창녕 3910면(8146kw), 남해 2900면(6042kw), 함양 2428면(5058kw), 밀양 2314면(4821kw), 산청 2118면(4413kw), 고성 612면(1275kw), 합천 254면(529kw)이다. 의령은 80면 이상 주차장이 없다.

환경단체는 "이 정도 양은 일반 가정에 설치되는 3kw 태양광 설비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간 약 8만 4000가구가 외부전력의 공급 없이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는 설비량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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