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고려인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반대…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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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독립군 지도자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전을 결정하자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들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홍범도 장군은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했으며, 1943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리 류보피 카자흐스탄 국립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감독, 박 드미트리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카자흐스탄 지회장 등은 1일(현지시간) 알마티 고려극장에서 흉상 이전 계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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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중 홍 장군만 이전…더 충격”
육군사관학교가 독립군 지도자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전을 결정하자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들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카자흐스탄은 홍범도 장군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홍범도 장군은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했으며, 1943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등지 고려인들의 정신적 지주처럼 받아들여진다.
리 류보피 카자흐스탄 국립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감독, 박 드미트리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카자흐스탄 지회장 등은 1일(현지시간) 알마티 고려극장에서 흉상 이전 계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2021년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에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박 지회장은 “홍범도 장군이 해방된 아름다운 조국의 품에 안겨 영면하시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했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자랑스러웠다”며 “카자흐스탄 국민들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독립전쟁 영웅 다섯 분 중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철거한다는 소식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가신 나의 부친, 그리고 옛 소련에서 태어나고 인생의 절반 정도를 소련 체제에서 살았던 나도 제거 대상인가”라며 “공산당도 소련도 존재하지 않은 지 30년이 넘은 21세기에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리 예술감독은 “체제와 정권이 바뀔지라도 홍범도 장군은 우리 민족의 독립전쟁 영웅”이라며 “고려극장은 그가 8000만 겨레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려극장 안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대형 사진 앞에서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이 문제라면 내 가족과 고려인 동포 50만명도 모국의 적인가?’, ‘항일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 모셔갔으면 제대로 모셔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육사는 지난달 31일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고, 홍 장군 외 5위의 흉상은 육사 교정 내의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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