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개 배 갈라 새끼 꺼내”…‘합법’ 번식장 참혹 현장

권남영 2023. 9. 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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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받은 개 번식장에서 임신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고 사체를 냉동하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개들을 도살해 매장하는 등의 불법 및 학대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고발이 나왔다.

단체는 "죽은 어미의 배를 갈라 새끼를 강제로 꺼내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개는 근육이완제로 죽이는 등 끔찍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현장을 직접 가보니 '국가 허가를 받은 최고 시설'이라는 이곳엔 죽음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얼굴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강아지) 아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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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사체, 얼렸다가 무단 매립
살아있는 1400여 마리 소유권 포기 받아
“이보다 더한 지옥 본 적 없다”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오른쪽 사진은 배가 절개된 채 죽은 어미견.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허가받은 개 번식장에서 임신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고 사체를 냉동하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개들을 도살해 매장하는 등의 불법 및 학대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고발이 나왔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we.a.c.t)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개 번식장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를 고발했다. 단체는 전날 밤 해당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학대가 자행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다수의 동물권 단체들과 함께 현장을 급습했다.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단체는 “죽은 어미의 배를 갈라 새끼를 강제로 꺼내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개는 근육이완제로 죽이는 등 끔찍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현장을 직접 가보니 ‘국가 허가를 받은 최고 시설’이라는 이곳엔 죽음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얼굴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강아지) 아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냉동실에는 신문지에 대충 감싸진 (강아지) 사체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는 불법 증거들이 넘쳐났다. 산모견들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아기들을 뽑아내고 있었다. 출산 후 1달이 되면 자견들은 경매장으로 팔려갔다”면서 “허가 번식장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불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이곳이 바로 지옥”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번식장 급습 현장은 SNS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상황은 처참했다. 천여 마리의 개들이 울타리로 겨우 구분된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다닥다닥 모여 사육되고 있었다. 다리가 없거나 털이 다 빠진 채 피부가 곪아있는 등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개들도 있었다. 단체는 “사료를 바닥에 던져 싸움이 나고 서로 물고 뜯다 죽어간다”고 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배가 절개된 채 죽은 어미 개의 모습이었다. 단체는 “임신한 강아지가 영양실조로 쓰러지자 문구용 커터칼로 배를 갈라서 새끼로 강제로 꺼내 판매하고 어미견은 그대로 묻으려 했다”며 “양심적인 직원이 대표 몰래 봉합해 다시 신문지에 싸서 냉동시켰다”고 전했다.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사진은 냉동된 개 사체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사진은 냉동된 개 사체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번식장 냉장고에는 신문지에 쌓인 개 사체들이 가득 차 있었다. 냉장고가 다 차면 사체는 뒷산에 묻힌다. 사체처리비가 적은 작은 개만 동물병원을 통해 합법적으로 처리한다고 한다. 단체가 냉동된 사체들을 모두 꺼내 바닥에 늘어놓은 사진도 공개됐는데, 그 처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눈도 못 감은 채 얼려진 강아지도 있었다. 단체는 “이보다 더한 지옥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해당 번식장의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폐기물법 등 위반 사항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약 1400여 마리의 소유권 포기를 받은 상태인데, 현장을 정리할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단체는 “정부의 방관, 관리·감독 부재로 이미 희생되고 지금 이순간까지도 고통 받고 있는 생명들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화성시 개 번식장의 처참한 실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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