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엄 0분' 황의조, '챔피언십 2위' 노리치 임대 확정→등번호 31번 "빨리 뛰고 싶다" [오피셜]

권동환 기자 2023. 9.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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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가 반등을 위해 잉글랜드 2부리그 임대 이적을 단행했다.

잉글랜드축구리그(EFL)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 시티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남은 시즌 동안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한국 국가대표 황의조를 임대 영입했다. 그는 등번호 31번을 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2021/22시즌까지 프랑스 리그1 소속이던 지롱댕 보르도에서 뛴 황의조는 팀이 2부리그로 강등당하자 프리미어리그 데뷔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여름 프리미어리그 승격팀인 노팅엄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황의조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노팅엄은 황의조를 영입한 후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 보냈다. 올림피아코스 소속으로 6개월 동안 11경기에 출전한 황의조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고, 결국 임대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FC서울로 다시 임대를 떠났다.



다행히 황의조는 서울에서는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컨디션을 되찾았다. 득점력이 아쉽긴 했지만 전방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다. 18경기 4골 2도움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황의조는 임대 종료 후 자신감을 갖고 노팅엄으로 복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찾았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표팀에선 지난 6월 엘살바도르전에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투입된 뒤 1분 만에 골을 터트리면서 1년 만에 A매치 득점포까지 가동하고 자신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이후 서울과 계약이 끝나 노팅엄에서의 도전을 선언한 황의조는 프리시즌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 첫 경기였던 3부리그 노츠 카운티와 친선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 1분 만에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황의조는 다음 경기인 발렌시아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팀은 0-1로 패했다.

이후 레반테, 리즈 유나이티드, 그리고 PSV전까지 3경기 연속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교체 자원으로 뛰었다. 지난 3일 프랑스 리그1 스타드 렌과의 친선전에서 다시 선발로 출격해 약 83분을 소화했지만 또다시 침묵하면서 0-5 대패를 막지 못했다. 마지막 친선전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면서 팬들을 긴장하게 했다.

프리시즌 7경기 중 6경기에 출전하고도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됐던 황의조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명단 제외에 이어 2, 3라운드에서도 끝까지 벤치를 지키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0-1로 패한 번리와의 리그컵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컵대회인만큼 황의조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똑같이 벤치에만 머물렀다.



노팅엄에선 나이지리아 공격수 타이워 아워이니가 시즌 1~3라운드에서 모두 한 골씩 터트리며 주전 입지를 다진 상태다. 또 뉴질랜드 국가대표 크리스 우드가 특급 조커로 활약하고 있어 황의조가 1분 뛰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사실상 전력 외 판정을 받으면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는 노리치로 임대를 떠나 프리미어리그보다 한 단계 밑인 챔피언십으로 떠나 반등을 노리기로 결정했다. 마침 노리치가 주전 공격수인 조시 사전트가 발목 부상을 입어 장기 결장이 예상돼 황의조를 임대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20위를 차지해 2부리그로 강등당한 노리치는 지난 시즌 리그 13위를 차지하면서 승격과 거리가 멀었지만 새 시즌이 개막한 이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리그 2위에 위치하면서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챔피언십 2위까지는 프리미어리그로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하기에 노팅엄이 시즌 초반 경기력과 분위기를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면 2년 만에 1부리그로 복귀할 수 있다. 또 황의조가 노팅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노팅엄이 황의조에 대한 평가를 달리 내릴 수 있고, 노리치를 비롯해 타팀들이 황의조 영입을 추진하게끔 만들 수 있다.



노리치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기쁘다. 팀을 최대한 돕고 싶으며,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고,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노리치는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많이 하고, 공격수들이 연결 플레이를 주로 한다. 이는 열심히 뛰면서 단결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노리치를 이끄는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도 황의조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했지만 이제 황의조를 우리 팀에 맞이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트의 부상 이후 우린 공격진에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하고 싶었고, 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황의조는 클럽과 국제 무대에서 모두 최고의 수준의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린 그의 자질을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황의조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황의조가 노리치 임대를 통해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도 희소식이나 다름이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24년 1월에 카타르에 열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하는데, 노팅엄에서 출전 시간이 없으면서 황의조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에 물음표가 붙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 일정을 앞두고 황의조를 소집 명단에 포함하면서 변함 없는 믿음을 보여줬다. 대표팀은 오는 8일 오전 3시 45분 영국 카디프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 같은 달 13일 오전 1시 30분 잉글랜드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다행히 황의조는 9월 A매치 휴식기가 시작되기 전에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으면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황의조가 위기 속에서 잡은 기회를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됐다.

황의조가 최근 거의 한달간 뛰지 못했기 때문에 당장 웨일스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드러낼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10월 열릴 튀니지, 베트남과의 평가전, 그리고 11월 열리는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혹은 괌)와의 홈 경기,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선 황의조의 반등세가 힘이 될 수 있다. 내년 1~2월 벌어지는 2023 아시안컵에서도 아시아 정상권인 황의조의 골 감각이 필요하다.



황의조의 2부 임대는 지난 2014년 박주영의 케이스와도 비슷하다. 2011년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에 입단한 박주영은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듬해 스페인 셀타 비고로 임대를 떠났다. 1년 뒤 아스널로 돌아왔으나 출전 기회가 전혀 없었고, 결국 2014년 2월 2부 왓퍼드로 단기 임대를 떠난 적이 있다. 황의조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당장 뛰기 어려워 한 칸 내려왔다는 점에서 박주영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황의조가 노팅엄으로 임대 이적하면서 챔피언십에서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게 됐다. 지난달 31일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배준호가 리그 10위에 위치한 스토크 시티로 이적하면서 황의조보다 먼저 챔피언십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리그 프리미어리그로 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인 챔피언십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현재와 미래가 격돌해 국내 축구 팬들이 주목할 만한 장면이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노팅엄 SNS, 홈페이지, PA Wire/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스토크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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