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엇갈리는 긴축종료 전망 속 혼조마감…S&P 최고의 한주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날 나온 경제 지표에 대한 안도감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엇갈리며 혼조마감했다. 실업률 상승에 따른 경기둔화 신호가 금리 동결 관측에 힘을 더하며 투심을 끌어올렸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의 매파적 발언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5.80포인트(0.33%) 오른 3만4837.71에,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는 8.11포인트(0.18%) 상승한 4515.7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5포인트(0.02%) 내린 1만4031.81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으로는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이번 주에 각각 약 1.4%, 3.3%씩 상승해 7월 이후 주간 상승폭이 가장 컸다. S&P500지수도 2.5% 정도 상승해 6월 이후 최고의 한 주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예상 밖의 실적을 내놓은 델 주가가 21%대 급등했고, 레깅스 업체 룰루레몬 또한 호실적에 환호하며 6%대 올랐다. 피차 체인인 파파존스 주가는 웨드부시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한 후 2%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10만달러 이상인 고가 모델 자동차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에 5%대 하락했다. 브로드컴의 주가는 5%대 하락했고, 월트디즈니도 차터커뮤니케이션과의 분쟁 이슈가 부각되며 2%대 하락했다.
업종 지수별로 보면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내렸다. 반면, 에너지 관련 지수는 2%대 상승했고, 소재 관련 지수도 1% 정도 올랐다. 헬스와 산업, 금융, 기술 관련 지수도 상승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고용지표와 제조업 지표, Fed 당국자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했다.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대비 18만7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최근 몇 달간 낮게 유지되던 실업률은 작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3.8%로 집계됐다. 8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08달러(0.2%) 오른 33.82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예상치보다 많았지만, 실업률이 큰 폭으로 올랐고 임금 상승률도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지표는 Fed가 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더했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8월 고용보고서는 Fed가 이번 사이클에서 금리를 더 인상하지 않을 확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의 93.0%는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일 88%에 비해 동결 전망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높고, 실업률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Fed 당국자의 매파적 발언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독일에서 열린 행사에서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일부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며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채용공고도 줄었지만, 실업률 3.8%는 낮다"고 말했다. Fed가 여전히 긴축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한편 미국의 제조업은 부진한 양상을 이어갔다. S&P 글로벌이 집계하는 미국의 지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9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치인 49에서 하락한 것으로, 제조업황이 위축 국면에 머물렀음을 시사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8월 제조업 PMI도 47.6으로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ISM 제조업 PMI는 열 달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다만, ISM의 제조업 PMI는 전월치(46.4)와 월가의 예상치(46.9)는 상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3.0%로 반영됐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2.1%,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5.6% 였다.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59.8%,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32.8%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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