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랫폼 우리 것 쓰세요" [슬기로운 금융생활]
"비용 부담돼도 고객혜택 탑재"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보험금 청구에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탑재…상품도 추천 받으세요"
금융플랫폼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서 은행과 보험, 카드업권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업무가 가능해졌죠. 각 금융사별로 여러 앱을 설치해 사용해도 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너무나 많은 앱은 피로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웬만한 서비스가 한 번에 가능한 '만능 앱'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권에서 치열하게 진행 중인 플랫폼 경쟁, 들여다보겠습니다.
◆ 너희 앱은 몇 명이나 써? 플랫폼 앱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수입니다. 어떤 기업이든 '고객 수는 곧 실적'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죠. 하지만 최근 플랫폼 앱 경쟁의 기준이 되는 지표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입니다. 한 달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앱을 이용했는 지,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냅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 앱이 MAU 강자로 꼽힙니다. 토스는 계좌조회나 송금과 같은 토스뱅크를 통한 기본 금융서비스에 더해 보험청구서비스나 만보기, 행운퀴즈 등 포인트를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탑재돼 있어 금융권의 대표 '만능앱'으로 불립니다. 앱 통계 분석기관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6월 기준으로 MAU 1,500만 명을 넘어서며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기간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앱은 1,369만 명으로 2위를, KB국민은행의 스타뱅킹 앱은 1,222만 명, 신한은행의 SOL(쏠) 앱은 940만 명을 각각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본격적인 '원스톱 금융플랫폼' 진출을 알리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MAU는 3,900만 명 수준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는 앱으로 꼽히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은 이 시너지를 통한 MAU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금융앱으로 만보기에 유전자검사까지
금융앱은 어디까지 진화했을까요. 금융앱 강자인 토스는 만보기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합니다. 일정 걸음 수를 충족할 때 마다 포인트를 주는 방식입니다. 내 차보험료를 조회할 수 있고, 금리가 낮은 대출로 비교와 갈아타기도 가능합니다. 토스증권 서비스를 비롯해 실손보험금 청구 서비스까지 탑재됐습니다.
금융이 어촌과 만나다? 떠오르는 금융사가 있죠, 바로 수협은행입니다. 수협은행도 최근 치열하게 펼쳐지는 금융권 모바일 앱 주도권 경쟁에 참여했습니다. 어촌특화 비금융서비스 '바다GO!'입니다. 해안관광과 낚시 정보, 수산물 쇼핑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금융앱으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진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던 뱅크샐러드 앱은 최근 탈모와 다이어트, 체질량, 영양소와 피부 등 63종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검체키트가 배송되면 입안 양쪽을 긁어 용액에 넣고 회사로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여행자를 위한 금융앱도 등장합니다. 하나카드가 출시한 '트래블로그' 앱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트래블로그는 여행 특화 앱으로 18종의 통화 환전은 물론 여행비용 정산 기능, 해외여행과 관련된 쇼핑과 면세점 혜택, 여행자보험 가입까지 가능해 MZ세대 사이에서 여행 필수앱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비용 들어도…"서비스 포기 못 해" 금융앱에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다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집니다. 토스앱의 '혜택' 탭을 누르면 이번주 미션, 행운복권, 라이브쇼핑, 행운퀴즈 등 소정의 미션만 수행하면 무료로 포인트를 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안내됩니다. 그 중 '친구와 함께 토스켜고'라는 일명 '함토켜' 서비스는 블루투스를 통해 주변 토스이용자를 검색해주고, 해당 이용자들을 클릭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토스의 대표 인기 서비스입니다.
'함토켜'는 토스의 대표 인기 서비스인 동시에 대표적인 적자 서비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앱 접속을 늘리기 위해 탑재한 서비스인데, 급격하게 늘어난 토스앱 이용자 수로 포인트 지급액이 점점 늘고 있어 웃지도, 울지도 못 할 상황에 놓였다는 설명입니다. 금융사 입장에선 MAU를 늘리기 위해 일정 부분 비용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겁니다.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사간 기싸움도 감지됩니다. 최근 토스 앱 내에서 제공하는 '병원비 돌려받기(실손보험 청구)' 서비스 중 삼성화재 가입자들의 병원비 청구만 중단돼 있습니다. 삼성화재 측은 토스 서비스 중단 이유에 대해 "개인정보 보안과 보상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 해당 서비스를 통한 접수를 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만든 금융앱 '모니모'가 별도로 있는 만큼, 모니모로 서비스를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도 내재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슬기로운 TIP
생활서비스 외에 금융앱에서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국민비서' 서비스입니다. 국민비서는 건강검진 안내나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 교통범칙금과 교통과태료 납부기한 안내, 국세고지서 발송 등 정부부처가 발송하는 안내문이나 고지서 내용을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종이 대신 앱으로 간편하게 확인이 가능해 행정처리 편의로 이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행정정보 알림 종류는 지속 추가될 예정이며 나아가 국민비서 상담서비스까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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