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사용자·직원 모두 행복하게 함께 성장하고 싶어”
효율성을 떠올리면 흔히 더 많은 결과물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조성민(46) 산돌메타랩 대표는 효율성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아낀 시간 동안 행복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 대표가 “우리는 콘텐츠 제작자의 고통을 감소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다.
산돌메타랩은 폰트(글꼴) 기업 산돌이 만든 기술 전문 회사다. 조 대표는 2021년 10월 회사 창립부터 현재까지 산돌메타랩을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압축프로그램 ‘알집’으로 잘 알려진 이스트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사업본부장으로 일하다가 산돌메타랩으로 영입됐다. 기업인 모임에서 서로가 크리스천임을 알아본 뒤 친분을 쌓았던 윤영호 산돌 대표이사와의 인연이 계기였다.
산돌메타랩의 모기업은 국내 폰트업계 1위 기업인 산돌이다. 산돌은 ‘산 돌(living stone)이신 예수’(벧전 2:4) 등 성경에서 비롯된 단어로, 창립자인 석금호 산돌 의장이 하나님이 주신 선교 사명을 품으며 지은 이름이다.
산돌은 1999년 빈민을 구제하는 NGO ‘타이니씨드(Tinyseed)’를 설립해 북한과 해외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조 대표는 “윤 대표이사님은 타이니씨드에서 봉사하다 석 의장님과 알게 돼 산돌로 오셨다”며 “저 역시 신앙 안에서 연결된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2년이 안 된 신생 회사이지만 작은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새 생명으로 탄생한다는 모기업 선교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산돌메타랩은 AI 기술로 산돌이 보유한 방대한 폰트 관련 서비스를 개선하고 또 다른 콘텐츠로 확장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조 대표는 취임 후 가장 먼저 폰트 검색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서비스 ‘폰트폰트’(Fontfont)를 개발했다. 폰트를 많이 사용하는 디자이너나 마케터들이 의뢰인 제안에 1만 종류가 넘는 폰트를 일일이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미지 분류 기술을 적용해 학습 데이터를 만들었다. 폰트 디자인을 쉽게 찾아주는 ‘폰트폰트’는 출시 1년여 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000~6000을 기록하고 있다. 산돌메타랩은 ‘폰트폰트’ 이외에도 이미지 편집 서비스인 ‘하마’(Hama)와 생성형 이미지 서비스 ‘엔터픽스’(enterpix)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산돌의 구독형 폰트 서비스 ‘산돌구름’(Sandollcloud)의 서비스 향상 기술 개발도 담당하고 있다.
산돌메타랩이 현재 개발에 집중하는 서비스는 콘텐츠 제작자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원스톱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가 폰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원 등 필요한 요소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고, 이후 콘텐츠를 올려 수익을 창출하거나 서로 토론할 수 있는 곳이다.
산돌메타랩은 국내 3위의 스톡 이미지 회사와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을 인수한 뒤 자체 보유 기술력을 더해 원스톱 플랫폼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조 대표는 “크리에이터가 평소 느낀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 지점)를 없애고, 업무 편의성을 높여 작업 시간을 줄이고 더 나은 창작을 하도록 돕는 게 서비스 개발의 주된 목표”라고 했다.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업무의 효율성 제고다. 그런데 이를 말하면서 조 대표는 ‘행복’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썼다. “서비스를 통해 업무에서 줄인 시간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계발을 하는 데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모토는 서비스 사용자의 고통 감소에 있습니다.”
직원을 말할 때도 행복이란 단어가 계속 나왔다. 그는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구성원과 같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직원을 동역자로 섬기는 조 대표의 마음은 오랜 신앙생활에서 비롯됐다. 그는 모태신앙으로 서울 소망교회(김경진 목사)에 출석하고 있다.
조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회사에 다니며 10년간 교회 교사로 봉사했다. 그는 “섬김의 리더십이란 누군가의 뒷바라지를 하라는 뜻이 아닌 각자를 잘 이해해서 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임을 경험으로 체득했다”며 “직원을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가 아닌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동역자로 여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전 회사에서 70명이 넘는 직원이 속한 부문을 책임졌지만 그도 회사 대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표는 “독립이나 창업하신 분들은 다 같을 텐데 초반에 압박감이 상당하다”며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신앙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제게 주어진 힘듦을 고통과 시련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위한 과정이라고 믿는다”며 “산돌메타랩을 동역자뿐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커가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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