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화장품인데…中 수출 800억 ‘잭팟’ LBB 어떤 회사? [내일은 유니콘]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3. 9. 1. 2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화장품 브랜드 출시 후 매출액 약 36억원을 올린 K뷰티 스타트업이 있다. 론칭 첫해 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데 이듬해, 즉 올해 8월 소위 ‘잭팟’을 터뜨렸다. 그것도 최근 K뷰티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중국수출이다. 금액은 3년간 800억원 어치, 그것도 수출확약 계약이다. 상대 회사 면모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굴지의 대기업 신화그룹이다. 이 회사가 화장품 개발, 시장 테스트 단계를 거칠 때부터 일찌감치 찾아와서 수출 제안을 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는 후문. 화제의 기업은 LBB(엘비비) ‘셀뷰티’. 이수진 대표가 지난 6년 여간 개발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첫선을 보인 브랜드다.

신화그룹과 수출계약을 한 LBB. (LBB 제공)
여기서 질문.

신생 브랜드가 어떻게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었을까? 애초 중국과 ‘꽌시’가 있어서? 이 대표는 “전혀 아니다”라며 “중국은 10년 전 가족여행 다녀온 게 전부”라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내 K뷰티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면 굵은 인사다. 본인 브랜드 사업만 안 했을 뿐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하이엔드 멤버십 스파 전문 기업 ‘LBB 스파’를 이끄는 이가 바로 이 대표다. LBB스파는 연간 멤버십 비용만 30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스파다. 전국 5곳 매장, 3000여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미국 배우 제시카 알바가 한 언론인터뷰에서 한국 오면 꼭 들르는 곳이라고 거론했을 정도다.

서울 한남동 소재 프리미엄 멤버십 스파 ‘LBB’. (LBB 제공)
이 대표는 스파 운영 과정에서 피부 관리 등에 수많은 수입산 화장품, 생활용품을 다뤘다. 고가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일찌감치 한국에 들여와 알린 이도 이 대표다. 다만 아쉬운 건 ‘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능성이 탁월하면서 하이엔드 K뷰티 브랜드는 없을까?’였다. 최고급 스파를 운영한 노하우를 발휘, 남다른 화장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 발동했다.

“LBB는 가성비보다는 가치로서 평가를 받고 싶었고 그러기에는 경쟁사 브랜드들인 해외 명품 화장품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기에, 원료부터가 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수만 번의 테스트와 수만 개를 폐기하는 아픈 경험도 많았다. 화장품 원료 중에는 정제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LBB는 식물세포에서 추출한 식물세포수를 100% 국내 원물과 국내 기술로, 원물의 손상 없이 추출하는 ‘저온감압응축법’이라는 특허기술 원료를 사용, 차별화에 성공했고 이를 중국 신화그룹은 물론 해외에서 점차 알아주기 시작했다”

이수진 LBB 대표.
일본, 말레이시아 수출도 호조

그덕에 출시 첫해부터 해외 바이어가 쇄도, 현재 14개국에 진출해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LBB 토너 제품이 라쿠텐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LBB 토너)를 기록하기도. 그덕에 올해 상반기에만 일본 수출 물량이 지난해 전체 물량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엔 말레이시아는 현지 대기업인 엑심(EXSIM) 그룹과 합작사(JV)도 설립했다. LBB 브랜드 전개는 물론 내년에는 35개 룸을 갖춘 ‘LBB 스파’ 포함, 1200평 규모의 LBB 센터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구축할 예정이다.

이런 성장성에 주목, LBB는 상장사 바이오플러스에서 기술 제휴는 물론 투자도 유치, 성장 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회사 성장에 도움 된다면 상장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이 대표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며 환경에도 기여하는 K뷰티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에서.

Q. LBB 화장품 이전부터 이미 다양한 사업을 했다고 알고 있다.

A. 에스테틱과 스파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기에 하이엔드 멤버십 스파 사업을 시작했다. 멤버십을 고집했던 이유는 매출보다는 에스테틱의 영역은 꾸준한 관리 없이 한두 번의 관리만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론에 충실했던 거 같아서다. 압구정동에 엠포리오 알마니가 국내에 처음 매장을 오픈했었고, 같은 빌딩에서 실평수 130평이라는 당시로서는 매우 큰 뷰티센터를 오픈했다. 헤어 카테고리에서 완벽히 독립한 획기적인 에스테틱만의 첫 멤버십 공간이었기에 많은 분야에서 이목과 관심을 정말 많이 받게 됐다.

저는 창업 전과 창업 후에도 한국과 유럽 그리고 캐나다 등에서 많은 디플로마를 취득하며 공부한 이론을 토대로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은 누구나의 니즈를 위해, 많은 노력과 공부를 했다. 하지만 이론과 실무에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 많았다. 저는 다행히 두 가지를 함께 하다 보니 스킨케어 노하우를 누구보다도 많이 터득하게 됐다.

Q. 스위스퍼펙션 등 화장품 사업은 했던 걸로 알고 있다. 본인 브랜드를 전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상위 1% 고객을 타깃팅해 스파 운영을 하다 보니, 해외 수입 화장품만을 다루고 소개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에게 회의감을 느끼게 됐다. 나의 이론적 지식과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고객의 니즈와 케어 임상을 반영해 제품개발을 한다면 해외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훌륭한 효능을 장착한 K뷰티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Q. LBB 화장품은 여타 화장품과 확실하게 차별점이 뭔가.

A. LBB는 가성비보다는 가치로서 평가를 받고 싶었다. 그러기에는 경쟁사 브랜드들인 해외 명품 화장품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기에, 원료부터가 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수만 번의 테스트와 수만 개를 폐기하는 아픈 경험도 많았다. 시중에 나와있는 이름만 바꾼 쌍둥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지가 강했다.특히 화장품 원료 중에는 정제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LBB는 식물세포에서 추출한 식물세포수를 100% 국내 원물과 국내 기술로, 원물의 손상 없이 추출하는 ‘저온감압응축법’이라는특허기술 원료를 사용했다. 그래서 식물 고유의 항산화 효과와 천연향의 아로마테라피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LBB는 하이엔드 스파 케어의 노하우를 담아 최상의 원료 배합으로 ‘쉽고. 빠르게, 효과’를 선사하는 프리미엄 셀뷰티(cell beauty)를 지향하고 있기에 귀차니즘들의 최애탬이란 별명이 붙었다.

LBB 셀룰라 인텐시브 케어 인 세럼. (LBB 제공)
Q. 중국 계약이 화제다. 어떤 계기로 이런 대형 계약을 하게 됐나?

A.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정부의 규제와 저성장으로 인해 동남아 시장으로 선회를 많이 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스케일과 규모 면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정부의 허가, 인증 등의 규제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LBB는 이 시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중국 소비자 행동과 트렌드를 분석하고 중국 시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인내심을 갖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중국 수출의 까다로운 허가 조건인 위생허가를 LBB는 12개 품목(SKU) 모두 승인받는 작업 중에도, 시장 타진과 데이터 분석. 트렌드 연구에 집중했다. 꽤 큰 금액의 주문 제안이 들어올 때마다브랜딩의 지속성과 이미지에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보고 과감히 거절할 때도 있었다. 물론 그때 정말 인내심이 필요했다.(웃음) 중국 시장 진입에 있어 LBB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닌 LBB 핵심 브랜드 가치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데 주력해야 해서였다. 브랜드의 가치, 목표, 미래 비전을 같이 할 수 있다는 확신에 신화그룹과 오랜 시간 협의 끝에 계약을 하게 됐다. 이번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정확히 2년이 걸렸다.

Q. 중국 외 지역(일본 등)에서도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데.

A. LBB 브랜드는 현재 14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반응이 좋다. 특히 일본에서는 LBB 토너 제품이 가장 인기가 좋고 일본 라쿠텐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LBB 토너)를 기록하는 등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올해 일본 수출 물량이 5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현지 재벌기업 엑심(EXSIM) 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고, 8월 18일과 19일 양일간에 걸쳐서 성대하게 수백 평의 LBB 쇼룸에서 LBB 출시 행사를 하고 왔다. 내년에 35개 룸을 지닌 LBB스파 오픈까지 포함하면 1200평 규모의 LBB 센터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오픈을 하게 된다. 연말 혹은 내년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있는 가장 큰 쇼핑몰 1층에서 대대적인 LBB 그랜드 오프닝을 하기로 계획돼있으며, 한남동 LBB 사옥과 비슷한 설계의 센터(둥근 타원형의 통유리) 건립이 확정됐다.

Q. 추가로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A.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해서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경쟁을 하면서 K뷰티 선봉장이 되고 싶다. 이번에 세포라 입점 온라인 프로모션에서 최고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억대 매출이 나와서 K뷰티의 위상을 알리고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이겨낼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돼서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 브랜드가 유럽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유럽 내에서 국가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의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지만 여러 상황의 악조건 속에서도 ‘제품력이 곧 마케팅’이라는 신념하에 LBB만의 제품력과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쪽과의 기업들과도 엄선하면서 타진 중이다. 그리고 시장은 아직 작지만 가능성이 무궁한 몽골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꼭 만들고 싶은 개인적인 의지가 강해서 최근에 직접 방문을 2번이나 했었고. 탄탄한 기업과 공급자(distributor) 계약 체결을 했다.

Q. 상장 계획이 있는지?

A. 향후 5년 이내에 상장을 추진해 브랜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있다. 상장은 성장과 확장에 대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하는 중요한 단계이기에 LBB브랜드의 강점에 대한 자신감과 성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거라 믿는다. 상장 기업이 되기 위한 여정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LBB는 투명한 재무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엄격한 준비 그리고 우리의 이해관계자들이 LBB브랜드의 성공으로부터 계속해서 이익을 얻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비전은 아름다움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며 아름다움을 위해 환경적으로도 크게 기여하는 제품을 만들어 진정한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다양성을 포용하며 환경에도 기여하는 K뷰티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4호 (2023.08.30~2023.09.05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