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짜리가 3억 됐다…옷장 6년 묵힌 그림의 놀라운 반전

미국 한 골동품 매장에서 발견된 삽화가 N.C 와이어스의 작품 중 일부. 현재 3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본햄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한 골동품 애호가가 5000원에 산 그림이 3억원의 가치를 가진 유명 화가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뉴햄프셔주(州) 맨체스터의 한 중고품 가게에서 재활용할 오래된 액자를 찾고 있던 골동품 애호가 A씨는 액자 더미를 뒤지다가 그림 한 점을 발견했다.

4달러(5200원)에 그림을 사 온 A씨는 그림에 있는 있는 ‘N.C 와이어스’라는 서명을 보고 인터넷에 검색해봤지만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이후 A씨는 액자 안에 든 그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침실에 걸어뒀다가 옷장에 넣어뒀다고 한다.

6년 뒤인 지난 5월, 청소하던 중 그림을 발견한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 ‘벽 뒤에서 찾은 물건들(Things Found in Walls)’에 액자와 그림 사진을 올렸고,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전직 큐레이터 로렌 루이스와 연락이 닿았다.

화가 가문 와이어스가와 작업을 함께 했던 루이스에 따르면 이 그림은 미국의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의 아버지이자 삽화가인 N.C 와이어스의 작품이었다.

루이스는 “작품을 직접 본 뒤 99% 진품이라고 확신했다”며 “작은 흠집이 있긴 했지만, 우리 중 누구도 이 그림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놀랍도록 좋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미국 한 골동품 매장에서 발견된 삽화가 N.C 와이어스의 작품. 사진 본햄스 홈페이지 캡처

N.C 와이어스는 정기 간행물이나 소설의 표지 그림 혹은 삽화를 자주 그렸는데, 이 그림도 1984년 출판된 헬렌 헌트 잭슨의 책 『라모나』의 삽화 중 하나였다. 출판사가 편집자나 작가에게 이 그림을 선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경매 회사 본햄스는 이 그림을 9월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림은 말보로 경매에서 15만~25만 달러(약 2억~3억3000만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