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투자의 장 마련…DHP 데모데이 개최
가지랩·팀엘리시움·라이덕
라이트하우스·무니스·버닛
보살핌·펫트너·뉴베이스 등
포트폴리오사 피칭 기회 마련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새롭게 창업의 도전장을 던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한 데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각 회사가 가진 장점들을 어필하면서 장밋빛 미래에 대한 구상을 투자자 등과 공유했다.
1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가 투자하고 육성한 스타트업을 선보이는 '데모데이'가 열렸다.
인사말에서 DHP를 소개하면서 최윤섭 DHP 대표가 내세운 DHP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성이었다. 그는 "농담으로 'DHP 내부에 종합병원을 만들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17명의 파트너 중 절반 정도가 의사고 선배 창업자 파트너가 6명인데다 헬스케어에서 빠질 수 없는 규제 전문가, 3000병상의 의료계 네트워크 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총 38여건의 투자를 진행한 DHP는 국내 유일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라는 슬로건에 맞게 일반적인 벤처 투자에 더해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특수성, 의학적 타당성,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수요 등을 고려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데모데이에서는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선택된 DHP의 포트폴리오 중 ▲가지랩 ▲팀엘리시움 ▲라이덕 ▲라이트하우스 ▲무니스 ▲버닛 ▲보살핌 ▲펫트너 ▲뉴베이스 등 총 9개 기업이 회사를 소개하고 청중의 질의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발표에 나선 김영인 가지랩 대표는 "눔에서 일할 당시 국내 소비자들의 특징은 구체적 행동을 돕는 것보다는 구체적 상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개인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개인 맞춤형 웰니스 큐레이션 플랫폼'이라고 가지랩을 소개했다.
개인 맞춤형인 만큼 가장 중요한 기술은 큐레이션 기술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이 해법으로 최근 생성형(generative)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고 언급했다. 투자받은 인연으로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 클로바X'를 먼저 써 볼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는 "큐레이션의 개념 자체가 생성형 AI와 잘 맞는다고 봤다"며 "사용자가 진단받는 과정의 사용자 경험(UX)을 바꿔 자연스러운 채팅으로 진행해 개인화를 끌어내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순한 웰니스를 넘어 보다 범위를 좁힌 '직장인 웰니스'로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전문가인 김나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영입하기도 한 가지랩은 이를 솔루션으로 풀어낸 상담 챗봇 서비스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체중감량 챗봇도 개발하고 있다"며 "웰니스 시장이 원체 큰 만큼 이 중 5%의 점유율만 확보해도 6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하고, 3년 이내에 2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근골격계 전문 진단·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팀엘리시움의 김원진 대표는 창업의 계기로 시장성을 꼽았다. 그는 "근골격계 질환은 목·허리 디스크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국내 진료비가 1위"라며 "돌아오는 수익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진단 분야에 집중해 하드웨어와 결합한 체형분석 등의 로컬용 진단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팀엘리시움은 본격적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한방의료기관,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정부 쪽에서 청소년의 체형 불균형 중요성을 언급하는 데 맞춰 노원구의 초등학교나 어르신 대상으로도 검진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치료기기(DTx) 개발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원래 진담만 사업을 해왔지만 DTx 제품으로 뒷단도 노리고자 한다"며 "올해 안에 탐색 임상을 들어갈 계획으로 이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의 대표 기업이 되고자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는 "수면 건강을 끝까지 책임지는 솔루션을 만들고자 한다"며 수면에 도움이 되는 '모노럴 비트' 기반의 수면 유도 모바일 솔루션 '미라클나잇'을 개발했다. 그는 "자신도 탈모가 있어서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며 이후 "아침에 피곤하고, 스트레스성 탈모까지 와 약 복용을 멈추게 됐다"며 개발의 시작을 설명했다.
'나에게 맞춰진 디지털 수면제'라고 미라클나잇을 설명한 권 대표는 모노럴 비트를 활용해 효과가 높고, 개인 맞춤화가 가능하며, 부작용이 없어 접근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객 유지율(retention)'이 이 같은 효능을 입증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그는 "유지율이 최소 59% 수준으로, 사용자에게 맞는 수면 솔루션이고 돌아와서 쓸 만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면의 좋음은 끝이 없는 만큼 수면 건강을 끝까지 책임지는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의 요양보호사 중개 플랫폼 '케어파트너'를 운영하는 장한솔 보살핌 대표는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요양보호사의 수요·공급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이 제대로 일자리를 찾고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서비스에 착안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케어파트너는 기존의 단체 대화방이나 게시판 형태 서비스를 벗어나 쉽게 구인·구직이 가능하도록 지도 기반, 또는 자연어 기반의 챗봇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존에는 기관에서도 공고를 올려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며 "먼저 연락할 수 있도록 하고, 채용 이후에 근로계약서나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관리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고 양쪽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단순한 구인·구직을 넘어 다양한 기능의 확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실버케어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요양보호사 보수교육이 생기면서 이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요양보호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자격증 준비를 돕는 서비스도 마련해가고 있다. 그는 "단순히 요양보호사를 매칭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앞으로 요양 서비스 중개 B2B2C로 나아갈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금융·의료 등 실버케어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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