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군사정찰위성’ 관련 북·러 개인·단체 제재

북한이 지난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이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미국이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북한과 러시아 국적 개인과 단체를 제재했다. 이들과 단체는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자금 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 국적 전진영(42), 러시아 국적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코즐로프(63), 그리고 단체 인텔렉트 LLC를 특별제재대상(SDN)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해 북한 조직을 직접 지원하거나 수익 창출을 도운 (북·러 국적의 )개인 2명과 러시아 국적자 한 명이 소유한 회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4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 5월 발사에 실패한 지 85일 만인데 일부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다. 북한의 위성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다. 위성발사 추진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핵, 미사일 개발로 간주된다.

러시아의 코즐로프 회사에서 근무하는 전진영은 북한 제2자연과학원(국방과학원)의 위장회사와 모스크바에 본사가 있는 인텔렉트 LLC 간 건설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의 무기개발을 주도하는 연구소로, 우리 국방과학연구소(ADD)에 해당한다. 국방위원회 직속 기관으로 유엔과 미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특히 북한의 국방 연구 및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할 원자재와 기술을 얻기 위해 국방 관련 조달 등을 담당하는 산하 기관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러시아에 ‘유령 회사’를 앞세워 정찰위성 개발에 필요한 부품들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건설노동자를 관리하는 전진영은 자신이 이끄는 북한 정보기술(IT) 팀원들이 러시아에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도록 신원 관계 서류도 확보했다. 팀원 일부는 코즐로프 가족이나 피고용인 신원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무부는 “전진영이 선박 건조 산업에서 사용되는 품목을 (북한으로) 조달하는 데 미하일로비치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군사 목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이중 용도’(dual use) 장비 및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조달해 북한으로 전달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팔 경우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어해주고 나아가 허용해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가 북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는 대가로 북핵 및 미사일 부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