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독립전쟁 영웅 흉상 '지우기'... 친일 잔존세력의 최후공세

황원섭 2023. 9. 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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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정부도 검증하고 기려왔건만... 반헌법·반민족적 행위를 규탄한다

[황원섭 기자]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외로 이전하겠다고 8월 31일 밝혔다. 홍 장군은 사실상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던 이력을 문제삼아 퇴출당하는 셈이다.
ⓒ wiki commons
 
최근 한국 사회의 큰 이슈가 된 '홍범도 장군 흉상'과 관련해서 2022년 국정감사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원식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교과과정 개편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산주의자 간첩 신영복을 존경하고, 6.25 남침 주역인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 하고, 홍범도 흉상을 육사에 걸라고 하는 등 문 전 대통령이 국군을 어떻게 만들고자 했는지 다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필자는 '육사 교정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부적합' 뉘앙스를 띈 이 발언이 지금의 논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7년 중반까지는 국군의 역사를 논함에 있어 '주로 일본군 출신에게 미군정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군사영어학교'가 등장했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그렇다면 국군의 뿌리는 일본군이며, 미국의 괴뢰군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다가 2017년 이후 국군의 연원은 "대한민국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임시정부의 군제(軍制)를 수용해 "1907년 대한제국 군대 해산 이후 의병, 독립군과 광복군을 계승했다"고 정정하게 됐다.

육군사관학교에 독립전쟁 영웅의 흉상을 세운 것은 생도들이 독립군과 광복군의 독립운동 정신을 배워 호국 의지로 발전시키려는 목표에 따라, 내부적인 토론과 여론을 수렴하여 건립했다. 후배 장병들이 사용했던 탄피를 녹여 흉상을 만들어 독립정신 계승을 한다는 취지를 담은 것. 건립 당시 충무관에서는 '독립군과 광복군에서 대한민국 육군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을 기리며'라는 특별전시회도 병행했었다.

최근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 등은 홍범도 장군이 1922년 극동피압박민족지도자회의에 참석해 레닌으로부터 군복과 권총, 은화 100불을 선물로 받았고 1927년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형식논리로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로 평가했다.

그러나 홍범도 장군은 독립전쟁을 위해 독립군 체제를 유지하려고 소련당국과 협조했고, 퇴역해 집단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독립군 출신들의 경작권 보장을 위해 공산당에 입당했었다. 홍범도 장군은 자유시 사변에서 주도권 싸움을 하던 이르쿠츠크 고려혁명군이나 상해파 대한의용군에 참여하지 않았고, "장교들과 솔밭에서 모여 땅을 치며 통곡하면서 안타까워했다"는 기록이 있다.

독립전쟁에 관련된 각종 자서전이나 1937년 강제 이주 후 기록에도 홍 장군이 공산주의 활동을 한 기록은 없다. 평생을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헌신한 철저한 민족주의자라는 평가다. 배우자와 두 아들 등 모든 가족이 항일투쟁 과정에서 희생했다.

홍범도 장군에 대한 공산주의 멍에는 정부에서 여러 차례 검증한 바도 있다.

1962년도 당시 생존 독립운동가들이 충분히 검토해 건국훈장 대통령상을 추서했고, 2015년 국방부에서 홍범도함을 명명할 때 학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들어 결정했다. 2018년 육군사관학교는 "홍범도 장군의 투철한 군인정신은 사관생도들에게 참군인의 귀감이 된다"고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윤석열 정부 수립 이후 지난해 국방부 청사를 이전하면서 입구 옆에 홍범도,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강우규, 박승환 등 흉상을 설치했다.

왜 갑자기 독립운동 영웅의 흉상 이전 문제가 불거진 것인가? 필자는 군 출신과 내부에 있는 친일파 잔존 세력이 대한민국과 국군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독립전쟁을 훼손하려는 단말마적인 공세로 해석한다. 마침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조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편승하려고 나름대로 기회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군 홍범도함의 명칭 변경을 검토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반역사적, 반헌법적, 반민족적인 발상과 행태는 국민들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저항에 부딪쳐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국회에서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최후의 친일파 잔당의 진상을 규명하고, 역사의식이 부족한 국방부장관과 육사교장을 불신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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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황원섭씨는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부이사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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