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1·6 의회 폭동' 극우단체 대표에 징역 17년형
트럼프 '대선 뒤집기' 재판 과정 TV ·유튜브 생중계 허용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저지른 2021년 ‘1월6일(1.6) 의회폭동’ 사태의 주동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재판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1.6 의사당난입 사태를 주도한 미 극우단체 ‘프라이드 보이스’의 수장이었던 조지프 빅스와 공범 재커리 렐에게 징역 17년과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33년과 30년보다는 낮지만,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내려진 판결 중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의사당 난입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극우단체 ‘오스 키퍼스’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에게는 징역 18년형이 선고됐다. 1.6 의회폭동 사태와 관련된 혐의로 1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체포됐고, 이중 지금까지 최소 110명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티모시 켈리 판사는 “의사당 공격은 국가적 수치”라며 “그날은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가졌던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인 권력을 평화롭게 이양하는 우리의 전통을 깨뜨린 날”이라고 지적했다.
선고에 앞서 빅스는 "군중이 나를 부추겼고, 나는 그저 나아갔을 뿐"이라며 "내 호기심이 나를 압도했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내 마음에 미움을 갖고 있지 않다"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렐도 자신이 기소된 범죄 사실에 대해 "후회한다"고 울먹였다. 그는 정치가 자신의 인생을 탕진시켰고, 누가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망각케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사안과 관련해 지난달 1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의회폭동 며칠 전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오는 1월6일 워싱턴DC에서 만나자”라고 올린 바 있다.
이와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기소인부절차를 생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공식적인 기소인부절차를 포기하고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뒤진 표를 만회할 만큼 자신의 표를 “찾아내라”고 조지아주 국무장관을 압박한 행위 등과 관련된 13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를 포기함에 따라 조지아주 사건은 바로 재판으로 들어가게 됐다. 기소인부절차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을 알려주고 죄를 인정하는지 묻는 절차다. 지금까지 기소된 모두 4번의 혐의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기소인부절차를 생략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앞서 지난 24일 검찰에 출석해서 미국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머그샷(mugshot·범죄인 식별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TV와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재판부가 법정에서 생중계를 허용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 스콧 맥아피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 피고인 18명의 모든 재판 과정에 대해 TV 생중계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은 해당 법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도 실시간 공개될 예정이며 취재진이 법정 내에서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도 허용한다. 그의 재판에서 생중계 및 법정 내 전자기기 사용이 허가된 것은 처음으로, 재판 당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뉴욕주 법원(성추문 입막음 혐의),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2021년 ‘1·6 의회 난입사건’ 관여 혐의),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백악관 기밀유출 혐의)은 재판 생중계 및 법정 내 전자기기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이 내년 차기 대선 가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머그샷’을 촬영했을 당시엔 이틀 만에 지지자들로부터 710만 달러(약 94억원)를 모금했다. 그는 당시 검찰에 자진 출석해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찍는 등 20분간 수감 절차를 밟고 2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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