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의원 단식 예고 "현대오일뱅크 오만함과 싸우겠다"

신영근 2023. 9.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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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오일뱅크 각오하라."

"서산시민들 생명의 존엄성이 현대오일뱅크의 막강한 힘 앞에 존중과 사과조차도 받지 못할 만큼의 하찮은 위치에 있는 것인가. 힘없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장인 제가 서산시민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서산시의 환경권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고뇌 끝에 결단을 내렸다. 몸을 던져서라도 대기업인 현대오일뱅크와 싸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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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석화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장... "페놀 폐수 배출, 경악 금치 못해"

‘ <편집자말>

[신영근 기자]

 한석화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장은 현대오일뱅크가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배출했음에도 전혀 사과와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단식을 예고했다.
ⓒ 서산시의회 누리집 갈무리
 
"현대오일뱅크 각오하라."

한석화 서산시의회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단호했다. 한 위원장은 현대오일뱅크가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배출했음에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단식을 예고한 상황이다.

앞서 의정부지검 환경범죄 합동전문수사팀은 지난 11일 맹독성 물질인 페놀을 유출한 혐의로 현대오일뱅크 전 대표이사 등 8명을 물환경보전법 위반죄로 기소했다.

이같은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주민과 시민사회환경단체, 정당은 일제히 분노했다. 서산시의회 환경특위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오일뱅크를 규탄했다. (관련기사: 서산시의회 "페놀방출 현대오일뱅크 경영진 총사퇴, 철저히 조사해야" https://omn.kr/25av4)

한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서산시의회에 입성했다. <오마이뉴스>는 환경문제로 단식에 나서는 한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환경특위는 언제 구성되었나?

"지난 1월 서산시의회는 현대오일뱅크에서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사용해 환경부로부터 1509억 원의 과징금 부과 예고 통보와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했다.

또한 같은 시기 부석면 칠전리 부숙토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된 사건의 정확한 내용 파악과 시민의 알권리, 스스로 방어 기회를 보장 그리고 철저한 조사와 수사 촉구, 재발 방지대책 등을 위해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특위를 지난 3월 구성했다."

- 그동안 현대오일뱅크에 사과를 요구했는데?

"(환경특위 구성 후) 환경부 방문과 현대오씨아이 및 폐수처리장 점검, 과징금 부과 촉구 및 수사 촉구 건의 등 끊임없는 활동을 전개하였으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보 상태에 있었다.

이에 환경특위는 2차, 3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 속에 있는 서산시민들에게 진상을 밝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현대오일뱅크 측에 촉구했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오늘까지 현대오일뱅크는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의정부지방검찰청은 현대오일뱅크 주식회사 법인을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 8명이 폐수 불법 배출 혐의로 무더기로 기소했다. 공소 요지를 접한 환경특위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 앞으로 환경특위 역할은?

"현대오일뱅크는 450억 원을 아끼려고 18만 서산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뒤로했고 유무형의 피해를 초래했다. 그리고 최근 환경부의 과징금 1509억 원 부과 예고 당시 거론되지 않았던 불법 사항이 추가 되었고 페놀의 대기 배출이 검찰에 의해 확인되었다.

환경특위는 위반 부과 금액에 정화 비용을 포함, 과징금 최대 5%를 조속히 부과 징수하고, 페놀의 대기 배출에 따른 환경영향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과징금은) 시민의 건강 역학 조사와 더불어 각종 피해에 대한 배상금 및 위로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산시로 환원해야 한다."

"서산시-충남도 권한 논할 때 아냐, 원인 조사가 먼저"
 서산시의회 환경특위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오일뱅크를 규탄했다.
ⓒ 신영근
- 이번 사건 외에도 환경특위는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 페놀의 대기 배출에 악용된 가스 세정시설은 대기오염방지시설인 동시에 폐수 배출 시설로, 정기 및 수시 점검과 잦은 민원에 따른 확인 점검도 했을 텐데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둘째, 현대오일뱅크는 물 부족 특히 농업용수 부족을 재이용 이유로 주장한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사용 가능한 풍부한 처리수를 곁에 놓고 왜 불법한 폐수를 사용했을까. 현재 바다로 방류하고 있는 처리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셋째, 이 사건(불법 배출)이 현대오일뱅크만의 문제일까. 대산공단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 의문점에 대한 관련기관의 조사를 촉구하며 환경특위는 면밀하게 확인할 것이다."

- 요구사항은?

"설득력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는 반박성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18만 시민에게 진정한 사과와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조사계획과 배상을 약속하라.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진은 총사퇴하고 재발 방지 서약을 국민 앞에 하기 바란다.

또한 서산시와 충청남도도 권한을 논할 때가 아니다. 철저하게 원인을 밝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 주길 바란다. 정부는 대산공단의 환경안전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기존 개별입지를 국가산단으로 변경하여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환경특위는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여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 사건은 공익제보자가 없었으면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은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공익제보자께서 서산시민을 구했다."

- 기자회견 후 현대오일뱅크가 의회에 전한 입장 있나?

"서산시민들이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서산시민들이 페놀 배출 관련해서 그 진상을 숨김없이 밝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는 것이 부당한 것인가. 왜 사건이 발생하고 수개월 동안 서산시민들을 향해 단 한마디 사과조차도 안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몸 던져서라도 현대오일뱅크와 싸울 것"

- 단식을 예고했다.

"서산시민들 생명의 존엄성이 현대오일뱅크의 막강한 힘 앞에 존중과 사과조차도 받지 못할 만큼의 하찮은 위치에 있는 것인가. 힘없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장인 제가 서산시민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서산시의 환경권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고뇌 끝에 결단을 내렸다. 몸을 던져서라도 대기업인 현대오일뱅크와 싸워보기로 했다."

- 덧붙인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서산시민분들이 바라보는 한석화는 환경이다. 가던 길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겠다. 시작이 무엇이었든 내게 주어진 과제, 그 과제 중 하나가 현대오일뱅크 페놀 불법 배출 관련한 싸움이다. 시민의 대의기관인 서산시의회 시의원으로서, 또 환경특위 위원장으로서 눈 하나 끔쩍하지 않고 있는 대기업 현대오일뱅크와 싸우겠다. 

제가 가진 건 단 하나 몸땡이지만, 목숨을 담보로 싸우겠다. 서산시민분들의 생명권, 건강권과 환경권 그리고 자존심이 제 생명의 가치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대기업 현대오일뱅크의 오만함과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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