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 전 총리 “관동 조선인 학살, 죄송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제의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나마 지난 5월 23일 일본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입헌민주당)이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중국인 학살 사건 때 경찰 등 공권력이 관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쁜 일 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정부 적극 나서 자료 수집해야” 강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제의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국제포럼에서 개최된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순난자(殉難者)는 국가나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의롭게 목숨을 바친 사람을 의미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그러면서 “나쁜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하고,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정보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한국·조선인 학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료를 수집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 일본 중심지 도쿄와 관동 일대에 진도 7.9의 지진이 강타하면서 10만500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등 다양한 헛소문이 퍼지면서 수많은 조선인이 일본 자경단 등에 의해 안타깝게 살해됐다. 이로 인한 희생자는 6600여명으로 추정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나 규명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일본 정부는 유언비어를 믿은 지역 주민들이 일으킨 학살이기 때문에 정부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한국인을 상대로 일어난 대학살에 대해 “정부 내에서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없다”며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지난 5월 23일 일본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입헌민주당)이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중국인 학살 사건 때 경찰 등 공권력이 관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에 대해 담당 책임자 다니 고이치 국가공안위원장은 “사실관계를 파악할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일축했지만, 스기오 참의원은 “올해는 관동대지진 100주년이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이다. 더는 정부가 (이 문제에서) 도망쳐선 안 된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처음으로 한·일 양국 정치인들이 함께 참석해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했다.
국내 여야 의원 중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사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일본 정치인은 하토야마 전 총리 외에도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이 자리했다.
그러나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 차원의 주요 인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추념식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가 주최하고, 주일본 한국대사관과 재외동포청이 후원했다. 민단은 조선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9월 1일에, 매년 이 행사를 열어왔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X’ 도배된 홍콩 빌딩숲… 제9호 태풍 ‘사올라’에 비상
- 전 동료 가스라이팅…3년간 성매매 2500번 강요한 일당
- 경찰 “‘신림 성폭행 살인’ 최윤종, 사이코패스 아냐”
- 경찰관 치고 도망가? 막아선 화물차…10대 차량털이 잡았다
- “밤마다 클럽음악”…추락사 경찰 일행, 마약 모임이었나
- 고교생 쏜 헬륨 풍선, 33㎞ 올라가…거제·대마도 ‘찰칵’
- “5명 성범죄” 전자발찌 전과자, 아랫집 침입 또 성폭행
- 육사 “홍범도 흉상 외부 이전”
- 실컷 먹어도 OK… ‘꿈의 비만 치료제’ 국내서 개발 성큼
- “바닷물이 뜨겁다”… 물고기 집단폐사하는 남해안 양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