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 전 총리 “관동 조선인 학살, 죄송하다”

김영은 2023. 9. 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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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제의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나마 지난 5월 23일 일본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입헌민주당)이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중국인 학살 사건 때 경찰 등 공권력이 관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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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 참석해
“나쁜 일 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정부 적극 나서 자료 수집해야” 강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제의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국제포럼에서 개최된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순난자(殉難者)는 국가나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의롭게 목숨을 바친 사람을 의미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그러면서 “나쁜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하고,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정보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한국·조선인 학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료를 수집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 일본 중심지 도쿄와 관동 일대에 진도 7.9의 지진이 강타하면서 10만500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등 다양한 헛소문이 퍼지면서 수많은 조선인이 일본 자경단 등에 의해 안타깝게 살해됐다. 이로 인한 희생자는 6600여명으로 추정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나 규명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일본 정부는 유언비어를 믿은 지역 주민들이 일으킨 학살이기 때문에 정부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한국인을 상대로 일어난 대학살에 대해 “정부 내에서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없다”며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지난 5월 23일 일본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입헌민주당)이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중국인 학살 사건 때 경찰 등 공권력이 관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에 대해 담당 책임자 다니 고이치 국가공안위원장은 “사실관계를 파악할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일축했지만, 스기오 참의원은 “올해는 관동대지진 100주년이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이다. 더는 정부가 (이 문제에서) 도망쳐선 안 된다”고 거듭 압박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서 100년 전 지진 발생 시각인 오전 11시 58분에 맞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추념식에는 처음으로 한·일 양국 정치인들이 함께 참석해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했다.

국내 여야 의원 중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사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일본 정치인은 하토야마 전 총리 외에도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이 자리했다.

그러나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 차원의 주요 인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추념식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가 주최하고, 주일본 한국대사관과 재외동포청이 후원했다. 민단은 조선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9월 1일에, 매년 이 행사를 열어왔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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