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여드름약 대신 ‘비타민 B5’ 먹으면 여드름 낫는다고? [이게뭐약]
◇판토텐산이 피지 분비량 줄인다? 전문가 “근거 명확하지 않아”
판토텐산(비타민B5)은 에너지 생산과 세포 대사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피부 세포를 형성·유지하고,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며,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지 않아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19~61세 남녀 성인의 일일 판토텐산 권장섭취량은 5mg이다. 권장량이 많지 않은데다, 곡물·육류·난류·견과류·우유 등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어 섭취량이 부족할 위험은 낮다.
판토텐산을 복용하면 피지분비량이 줄어든대서 여드름 관리 목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로아큐탄 등 여드름 치료용 전문의약품을 복용한 후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이다. 여드름 환자 41명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눠, 2주간 각각 하루 2.2g의 판토텐산 가짜 약 중 하나를 복용하게 한 실험이 있긴 하다.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약 14%에서, 판토텐산 복용 집단은 약 43%에서 여드름이 개선됐다.
그러나 이 실험결과만 보고 ‘내 여드름에도 판토텐산이 효과적일 것’이라 결론 내리긴 섣부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는 “몇몇 여드름 환자에게 판토텐산이 보조적 도움이 됐다고는 볼 수 있지만, ‘판토텐산 덕분에 여드름이 개선됐다’는 일반적 결론에 도달하기엔 복용기간이 너무 짧다”며 “아직까진 판토텐산의 여드름 치료·호전 효과를 입증한 정교한 연구 결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학 비전문가가 추천하는 방법을 무작정 따라 하기 보다는,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관리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판토텐산 섭취량은 일일 권장섭취량(5mg)에 약간 못 미친다. 23-49세 성인 남녀 54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연구에서 확인된 판토텐산 일일 평균 섭취량은 3.61mg이다. 그러나 부족분을 보충할 겸 피부 관리를 하려 판토텐산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듯 판토텐산이 보편적으로 피지 분비량 감소 효과를 보이는지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영양제에 든 판토텐산 함량이 필요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판토텐산 영양제인 자로우 포뮬라(Jarrow Formulas)와 나우푸드(Now Foods)의 영양제는 한 정에 500mg의 판토텐산이 들었다. 일일 권장량의 1000%다.
◇오메가-3, 비타민C· E가 피부 건강에 도움돼
영양제를 통해 피부를 관리하고 싶다면, 판토텐산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많다. 대표적인 게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E다. 오메가-3 지방산은 생선 기름, 아마두 오일 등에 풍부하며, 염증을 줄이고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타민 E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 활성산소(자유 라디칼)로 인한 신체 손상을 줄이고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롭다. 비타민 C도 이롭다. 피부의 70~80%를 구성하는 콜라겐이 합성될 때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특정 영양소만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게 올바른 피부 관리 방법은 아니다. 서희선 교수는 “피부 역시 몸의 일부이므로 본질적으로는 몸 자체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귀영 교수는 “피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영양제를 복용하는 건 좋은 선택일 수 있다”며 “그러나 영양제를 복용하기 전에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해 본인의 몸 상태에 알맞는 영양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건 역시 전문의약품 ‘로아큐탄’이다. 로아큐탄은 중등도 이상의 심한 여드름에 주로 사용한다. 다만, 부작용이 많다. 로아큐탄의 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은 임신 중 한 알만 복용해도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후 태아에게 뇌·안면·심장 기형, 지능 저하, 자폐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38%에 달한다. 이외에도 이상지질혈증,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안구건조증, 두통, 빈혈, 혈소판감소증, 혈뇨 등을 겪을 수 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다른 성분의 연고와 약을 사용할 수 있다. 박귀영 교수는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한 후 ▲벤조일퍼옥사이즈 ▲레티노이드 ▲항생제 성분의 외용제와 ▲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 등 경구 항생제를 로아큐탄 대신 써 볼 수 있다”며 “이외에도 압출, 레이저, 광치료, 박피 등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피부 트러블 많이 올라와도… ‘짜면 안 되는 여드름’은?
- 좁쌀만 한 여드름 흉터, 팥알 크기로 커졌다면?
- '감기엔 비타민C'… 정설처럼 믿었는데 아니라고?
- [아미랑] 소아암 환자, 발레 공연 ‘호두까지 인형’으로 초대합니다 外
- [밀당365] 만두 포기할 수 없을 때 ‘두부밥 만두’ 어때요?
- 정수리 탈모 막으려고 ‘맥주 효모’ 먹는데… 머리 왜 안 자랄까
- 먹으면 바로 화장실 직행… ‘이 음식’ 특히 주의해야
- “파릇파릇 샐러드에 들어가는 ‘이것’”… 美 질병통제예방센터 뽑은 가장 건강한 채소, 효능
- “항상 배고파” 6개월 만에 ‘10kg’ 증가하는 희귀질환… ‘로하드 증후군’ 뭐길래?
- 무엇을 먹는지 살펴보면 '우울증'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