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경찰 압수 수색에 "시민단체 탄압, 공안정국 시작" 주장

강찬수 2023. 9. 1. 16: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해체 결정이 나면서 완전 개방한 4대강 금강 세종보의 최근 모습. 감사원은 지난 7월 보 해체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고, 수사도 의뢰했다. 1일 서울경찰청은 이와 관련 녹색연합 간부를 압수 수색했다. 김성태 프리랜서.

문재인 대통령 정부 당시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단 선정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이 1일 녹색연합 간부 개인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을 한 데 대해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7월 감사원의 제5차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참고인인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의 집과 사무실 등에서 노트북과 핸드폰 등을 압수 수색했다.

정 사무처장은 당시 '4대강 재자연화 시민사회위원회'를 담당했으며, 경찰은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선정 과정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압수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과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한국환경회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성명에서 "4대강 조사평가단 위원 선정 과정에 대해 파악하고 싶으면 이를 선정하고 운영한 정부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면 될 일인데, 굳이 시민단체 관계자를 수색하는 이유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주장해 온 시민단체 활동을 옥죄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주관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공청회'가 환경단체의 단상 점거로 인해 파행을 빚고 있다. 이날 공청회는 환경단체의 단상 점거로 인한 배덕효 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의 불참으로 끝내 열리지 못한 채 연기됐다. 뉴스1

단체들은 "경찰이 조사평가단 선정 과정에 마치 범죄적 요소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시민단체 역시 이에 불법적으로 개입, 공모했음을 전제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등은 또 "이번 압수 수색은 윤석열 정부 들어 시민단체를 대상으로는 최초로 행해진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비롯하여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퇴행을 비판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도 부당하지만, 그것을 빌미로 경찰력까지 동원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시민단체 압수 수색을 자행하는 것은 이 정부가 이제 공안 정국으로 퇴행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 정부는 감사원과 경찰을 앞세워 대규모 환경 파괴와 예산 낭비 사업으로 판명 난 4대강 사업을, 1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홍종호 공동위원장이 2019년 2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지난 7월 문재인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해 해체 또는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편파적이며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감사원은 김 전 장관과 평가단 추천위원 명단을 녹색연합에 전달한 환경부 공무원 A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